장수론將帥論

현대 사회 안에서 ‘리더십’이나 ‘지도자의 자질론’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이를 옛날 버전으로 이야기해 본다면 ‘장수론’ 쯤에 해당된다. 그렇게 ‘장수’라고 할 때는 무엇보다도 도원결의桃園結義에서 형제애를 맺음으로 시작되는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삼국의 혼란기에 수많은 장수가 등장하여 싸움을 벌이게 되는 단초가 되는 장면에 서 있는 늠름한 사나이들의 의기투합이 멋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 세

붓 율聿

‘붓 율聿’은 ‘붓 필筆’과 같은 글자이다. ‘붓 율聿’은 뭔가를 손에 똑바로 들고 무엇인가를 쓰거나 새기는 모양새이다. 처음부터 붓으로 글씨를 쓴 것이 아니라 뾰족한 것으로 개발새발 새기다가 부드러운 털을 모아 붓대에 고정시키면서 나중에 붓대의 재료인 ‘대나무 죽竹’을 위에 붙여 ‘붓 필筆’로도 쓰게 되었다. 그래서 세월 따라 ‘율’이 ‘필’로 바뀐 셈이다. ‘붓 율聿’은 ‘붓, 똑바로 세우다, 몸소,

태양이 생기던 날

아주 높은 깜깜한 하늘에 별들이 살고 있었다. 세상은 온통 어두운 검정 상복만을 입고 있었고 땅은 이 어두움 속을 걷고 있었다. 별들은 가까이 있는 몇몇이 겨우 몇 마디를 나누다가 곧 무덤덤해지고 깊은 잠에 빠지기가 일쑤였다. 동물들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길이 없었고 구름은 그저 하염없이 여기저기를 떠다니고만 있을 뿐이었으며 꽃들은 다른 꽃들이 입은 옷의 아름다운 빛깔을

넘어질 도倒

‘넘어질 도倒’라는 글자는 ‘사람 인亻’ ‘이를 지至’ ‘칼 도刂’라는 세 글자가 합하여져 있다. ‘사람 인’과 ‘칼 도’는 익히 짐작이 간다. 문제는 가운데에 있는 ‘이를 지至’이다. ‘이를 지至’라는 글자는 맨 밑의 한 획을 땅이라고 볼 때 그 땅에 내려꽂히는 화살의 모습이거나 새가 땅을 향하여 내려앉는 모양이라 하여 ‘이르다, 다다르다’를 뜻하면서 어딘가에 다다라 마침내 뭔가 상황을 연출하게

고양이 묘猫

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죽었는데, 그 원인이 길고양이일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고양잇과만 걸리는 범백혈구감소증으로 죽었기 때문이란다. 그렇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여 고양이는 혐의만 있을 뿐 무죄이다. ‘고양이 묘猫’의 원래 글자는 ‘묘貓’이다. 이 ‘묘貓’라는 글자는 ‘豸’와 ‘苗’가 더하여 만들어졌다. 앞의 글자인 ‘豸’는 ‘벌레 치, 해태 채/태豸’인데 이는 ‘삵 리貍’의 줄임 글자이다. ‘豸’라는 글자는 생김새에서 금방 짐작이 가듯이

비/빗자루 추帚

『帚가 빗자루의 상형이라는 것은 허구고, 본래 새를 그린 글자가 조鳥-추隹-추帚로 점차 추상화가 진행돼 만들어진 형태다.(이재황의 한자 이야기, 고전문화 연구가, 2008.03.21, 프레시안 연재물에서)』라는 의견이 있지만, 대체로 ‘비/빗자루 추帚’는 집 안을 청소하는 도구인 빗자루가 거꾸로 서 있는 형상이라 한다. 위쪽 ⺕ 부분이 물건을 쓸어 내는 부분이고, 아래 巾 부분이 손잡이이며, 중간의 冖 부분은 끈으로 묶은 모양 또는

글월 문文

‘문文’은 ‘글월 문文’이라고 하거나 ‘등 글월 문’이라 하기도 한다. 글자의 생김새가 등을 돌린 사람 모양이라는 뜻이다. 획수나 모양이 비슷하여 ‘몽둥이 수殳’나 ‘칠 복攵’과 같은 글자로 보기도 하지만, ‘글월 문文’은 역사나 내력을 가진 글자로서 자기 고유의 뜻을 지니고 오랜 세월을 살았다. 신발 치수를 가리키는 말이나 사람들 성姓의 하나인 것을 떠나서 수십 가지의 뜻을 지니면서 일반적으로는 ‘문장文章’이라는

잠잠할 묵默

‘잠잠할 묵默’은 ‘묵黙’과 같은 글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검을 흑黑’과 ‘개 견犬’이 합하여 이루어진다. 개(개 견犬)가 소리를 지르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인데, 어두운 밤(검을 흑黑)에 검정 개가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것을 상상하면 대충 이해가 간다. 그래서 생겨난 ‘잠잠할/묵묵할 묵默’은 말 없는 묵묵부답默默不答이다. 어쩌면 인생은 깜깜한 밤에 깜깜한 방에서 깜깜한 색깔의 고양이를 잡느라

기쁠/기뻐할 흔欣(우거지갈비탕)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이 좋다’는 것을 묘사할 때에 ‘흔연欣然하다’ 하고, ‘흔연스레’라고 하면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이 좋은 듯하여’라는 뜻이 된다. ‘기꺼운 마음으로 누군가를 잘 대접’하는 것을 ‘흔연대접欣然待接’이라 하고, ‘기쁘고 유쾌함’을 일컬어 ‘흔쾌欣快’라고 한다. 그래서 ‘흔희欣喜’는 ‘환희歡喜’와 같은 말이고, ‘흔감欣感’은 ‘기쁘게 여기어 감동함’을 표현하고, ‘흔희작약欣喜雀躍’은 ‘몹시 좋아서 뛰며 기뻐하는 것’이며, ‘흔흔欣欣하다’는 ‘매우 기쁘고 만족스럽다’는 말이 된다. 참고로, 이

하/할 위爲

‘할 위爲’라고 하는 글자 위에는 ‘손톱 조爪’가 붙어있다. 이는 손톱이나 갈퀴의 모양에서 유래하면서 긁고, 할퀴고, 움켜잡는 모양새다. 이 ‘손톱 조爪’ 밑에 있는 모양을 원숭이라고 보기도 하고 코끼리라고 보기도 한다. 원숭이라고 보면 원숭이가 손톱으로 할퀴고 무엇인가를 움켜잡는 모양이다. 원숭이가 머리를 긁거나 쥐어뜯는 모습으로 재주 많은 원숭이를 표현하면서 원숭이가 사람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에서 ‘할 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