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마태 11,17) 한다. 인생은 생명과 죽음,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열정과 절망, 결국 춤과 곡哭이다. 두 극極 사이의 어디쯤엔가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도 저도 아닌 “미지근”(참조. 묵시 3,16)은 무기력이거나 부정적인 극으로 기울어진 냉소이다. 냉소는 게으름에 닿는다. 기쁨의 반대말은 슬픔이나 비애가 아니다. 기쁨의 반대말은 바로
봄이 오려고 그랬는지 지난겨울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병원 신세를 졌다. 별로 술을 많이 먹고 살았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뱃속에 궤양도 심하고 혹도 하나 생겼다 해서 그것을 치료도 하고 도려내어 버리고 왔다. 사는 곳이 아름답고 깨끗한 이곳 춘천이니 공해 핑계할 것은 없고, 무자식 상팔자고 돈 벌 걱정 아니해도 되니 스트레스받을 일은 더욱 없고, 처자식 없는 것이
어느 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이루신 우주의 모든 만물이 조화롭게 지내고 있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여기저기 바람이 불어 당신 수염을 쓰다듬듯이 은하수를 펼쳐놓은 모습이 하느님의 눈에 뜨였으며, 이 끝에서 저 끝으로 울려 퍼지는 우주의 교향곡들이 하느님의 귀에 들려왔고, 별들이 저마다 무한의 의미들을 창공에 새기고 있었다. 그렇게 만물의 경이로움을 보시던 하느님의 눈앞으로 마침
어느 날 하느님께서 높은 곳에 계셔 저 아래 지구라는 별을 보시니 땅이 텅 비어있어 너무 쓸쓸하고 황량하게 보였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슬프게만 보이는 땅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궁리하시다가 땅을 가득 채우고 충만하게 하시기 위하여 어린이들을 보내기로 하셨다. 이에 어린이들이 기쁘게 순명하며 명랑한 웃음으로 응답하여 땅을 향하게 되었는데, 떠나기 전에 어린이들이 몰려와 하느님께 ‘저희들만 가지 않고 무엇인가를
나치들은 유럽 전역에서 끌고온 유대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너희들만이 살아갈 아름다운 고장이 보장되어 있다”면서 최소 필수품만을 소지하고 기차에 오르라고 했다. 그러나 그 기차는 곧장 가스실의 대량 학살이 기다리고 있는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죽음의 열차였다. 기차가 달리는 도중 몇몇 선지자와 같은 분들은 그것이 죽음으로 가는 기차임을 직감하였고, 할 수 있는 대로 기차에서 내려 탈출해야 한다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꽃자리’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함께 사는 수녀님께 부탁해서 외람되이 첫 연과 마지막 연의 반복되는 부분만을 책갈피 크기로 만들고 복사해서, 코팅까지 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명함 대신 몇 년을 두고 나누어주었던 시이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온몸에 아주 거친 가시를 수도 없이 많이 가진 동물이 있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고슴도치이겠다. 추워서 서로 가까이 다가서려면 서로가 찔러대고…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야만 되는, 다시 말하면 정다운 포옹이나 어깨동무 한 번 할 수도 없는 가여운 동물인가 싶다. 그 동안 충분히 자연 학습을 하지 못한 나로서는 어떻게 저 동물들은 서로 좋아하는 애정표현을 할
그동안 여기저기 글을 썼다. 초기에는 지금까지 내가 운영하고 있었던 여러 블로그 가운데에서 주로 benjikim.com이라는 나의 개인 도메인 홈페이지에만 썼는데, 정확히 기억을 못 하지만 그 홈페이지가 2001년 12월 4일에 6개월을 넘긴다고 썼었으니 2001년 6월이 그 홈페이지의 개설 시점일 것이다. 이번에 여러 다른 곳의 글들을 모아 benjikim.com에 새로운 홈페이지의 통합 개편을 마감하고 굳이 2001년의 첫 글을 찾아
‘시샘할 투妬’에는 글자의 뜻을 나타내는 의미부로 ‘女’가 붙어서 마치 시샘이나 질투가 여성의 특징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질투는 여성만이 아닌 인간의 속성이므로 ‘돌 석石’이라는 소리부 옆에 ‘女’라는 글자 대신 ‘사람 인人’을 붙였어야 했다. 하나의 말인 것처럼 생각하거나 그저 질투라고만 하기도 하는 시기·질투는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고 배웠다. 질투란 다른 이와 견주어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