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라 베르사니Chiara Bersani

<젠틀 유니콘(Gentle Unicorn)>에서

키아라 베르사니(Chiara Bersani, 1984년~)는 신체적 장애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키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퍼포먼스 예술가이다. <젠틀 유니콘(Gentle Unicorn)> <덤불(The Clearing)> <애니멀(Animal)>이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알려진 분이다. “당신이 나를 해석하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다. 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이미지는 내가 결정하니까.”라고 말하는 그녀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Manifesto)’이자 예술적 도구로 선언한다.

그녀는 뼈가 약해 쉽게 골절되거나 팔다리와 척추가 점점 휘어지는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 장애인이다. 대략 키 98㎝의 작은 몸으로 직접 공연 안무와 연출을 맡고 무대에도 오른다. 2018년 이탈리아의 연극 및 공연 예술인 중에서 35세 이하 최고의 배우나 공연자에게 수여하는 ‘우부상(Premio Ubu)’을 받았으며, 2020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현대무용축제에 초청되었다. 우부상은 이탈리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린다.

2019년 1월 7일 밀라노의 피콜로 테아트로(Piccolo Teatro)에서 가진 2018년 우부상 시상식에서 발표한 그녀의 수상 소감은 짧지만, 가히 기념비적인 연설문으로 알려진다. 다음은 수상식과 수상식을 전후한 소감의 두 가지 버전에 관한 번역문과 원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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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이 순간, 짧은 연설을 위해 생각을 정리하며 제가 어떤 기분인지 말해보려 할 때, 달에 다가서고 있던 우주비행사들이 떠오릅니다. 혹은 적어도 제가 그 순간에 거기 있었던 것처럼 상상해보게 됩니다. 혼란스럽고, 황홀하면서도, 조금은 외로운 상태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먼저 그 위성에 다녀온 사람이 극히 소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한 자신들이 예외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규범으로 볼 때, 그들과 같은 몸이 (일반적으로는) 땅에 머물러야 하고, 땅 위를 걸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주비행사들의 몸이 달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보다 앞서 수많은 사람이 그들을 그곳에 있는 모습으로 상상했고, 그렇게 그들을 달에 보내기 위해 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해냈기 때문입니다.

오늘, 장애를 지닌 저의 몸으로 이 자리에 서서 이렇게 소중한 인정을 받게 되는 것도, 오래전부터 — 얼마나 오랜 세월인지 알 수 없지만 — 전체 시스템의 모서리를 누군가가 조금씩 다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제 몸이 여기 있는 것은,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훈련하기로 선택했던 모든 스승의 덕분입니다. 이는 스승들이 자기들의 방법을 저의 움직임에 맞게 조정해야 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저의 생김새가 지닌 특수성을 기꺼이 끌어안아 준 연출가들, 안무가들, 큐레이터들, 그리고 동료 배우들과 퍼포머들 덕분입니다.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후에 생각을 바꾸어준 이들의 덕분이기도 합니다.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작은 깃발을 꽂았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정복을 표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곳은 (당시) 인류가 도달한 우주에서 가장 먼 지점이었습니다. 저 역시 오늘 이곳에 작은 깃발 하나를 꽂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도착에 안주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의 깃발이 (또 하나의) 출발선이 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저는 더 이상 예외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賞은 질문을 열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는 배우와 퍼포머를 위한 교육(양성)이 비규범적인 몸들에게도 진정으로 접근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보다 구조적인 성찰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점점 더 많은 작가, 큐레이터들, 연출가들, 안무가들이 형태의 다양성 속에서 위험성만이 아니라 잠재력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떤 소수 집단에 속한 배우가 등장하는 공연이 반드시 그 집단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어야만 한다는, 서사적이고도 자연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오늘 저는 이 상을 형태, 정체성, 소속, 나이, 출신, 젠더로 인해 자신의 목소리를 폭발시킬 공간을 찾기 어려운 모든 몸에 대해, 이탈리아 공연계가 책임을 떠안겠다는 선언으로 읽고 싶습니다.

(2) 저는 예술가이고, 퍼포머이며, 안무가입니다. 그리고 저는 하나의 정치적인 몸(corpo politico)입니다.

제 몸은 이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 찾는 법을 배워야만 했던 몸입니다. 저는 자주 ‘정상적인 존재(essere normale)’, 혹은 제가 속하지 않은 어떤 미의 기준이나 효율성의 관념에 맞추라는 요구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그리고 저의 작업을 통해서 저는 저의 고유성이 어떤 한계나 제약이 아니라 저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받는) 이 상을 (소위) 규범이라고 하는 것에 맞지 않는 모든 몸에게 바칩니다. 연민이나 두려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지는 이들에게 돌립니다. 온전한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 매일 싸워야 하는 이들에게 드립니다. 우리는 결핍이 아닙니다. 우리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뒤흔들기 위해, 그리고 아름다움이란 ‘있는 그대로일 자유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그곳에 있다고 말하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규범 너머를 볼 줄 알았던 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당당한) 선언인 저의 이 몸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1) Se dovessi raccontare come mi sento ora, mentre provo ad organizzare i pensieri in un breve discorso, mi vengono in mente gli astronauti quando si avvicinano alla luna, o almeno come io li immagino in quel momento: confusi, euforici e un po’ soli.

Loro sanno che pochi altri uomini li hanno preceduti su quel satellite. Sanno di essere un’eccezione perché la norma vuole che i corpi come i loro restino sulla terra e sulla terra camminino e vivano.

Se i corpi degli astronauti sono arrivati sulla luna è perché molte persone prima di loro li hanno immaginati là e hanno fatto il possibile per mandarli.

Se io, con il mio corpo disabile oggi sono qui, a ricevere un riconoscimento così prezioso, è perché qualcuno da chissà quanti anni ha iniziato lentamente a smussare gli angoli di un intero sistema.

Se il mio corpo è qui è grazie a tutti i maestri che hanno scelto di accogliermi come allieva anche se questo significava adattare i loro metodi ai miei movimenti. È grazie ai registi, ai coreografi, ai curatori, ai colleghi attori e performer che hanno abbracciato la specificità della mia forma. È grazie a chi inizialmente non era d’accordo e poi ha cambiato idea.

Quando gli astronauti sono arrivati sulla luna hanno messo una bandierina volevano segnare una conquista: quello era il punto più lontano nell’universo raggiunto dall’uomo. Anche io oggi vorrei mettere una bandierina qui ma non per fissare un punto d’arrivo. La mia bandierina vuole essere una linea di partenza perché io non voglio più essere un’eccezione!

I premi servono ad aprire questioni e io vorrei che si iniziasse a riflettere in maniera più strutturata sull’importanza di rendere veramente accessibile la formazione per attori e performer anche a corpi non conformi.

Vorrei che sempre più autori, curatori, registi e coreografi iniziassero a vedere nella variabilità della forma un potenziale e non solamente un rischio. Vorrei che si uscisse dal pensiero narrativo – naturalistico per cui uno spettacolo contenente un attore appartenente ad una qualsiasi minoranza debba necessariamente affrontare tematiche relative ad essa.

Oggi desidero leggere questo premio come un’assunzione di responsabilità da parte del teatro italiano nei confronti di tutti quei corpi che per forma, identità, appartenenza, età, provenienza, genere faticano a trovare uno spazio in cui far esplodere le loro voci.

(2) “Io sono un’artista, sono una performer, sono una coreografa. E sono un corpo politico.

Il mio corpo, per come si presenta nel mondo, è un corpo che ha dovuto imparare a rivendicare il proprio spazio. Spesso mi è stato chiesto di ‘essere normale’ o di conformarmi a un’idea di bellezza e di efficienza che non mi apparteneva. Ma su quel palco, e attraverso la mia ricerca, ho capito che la mia unicità non è un limite, è la mia forza.

Dedico questo premio a tutti i corpi che non si conformano. A chi viene guardato con pietà o con paura. A chi deve lottare ogni giorno per essere visto come un essere umano intero. Noi non siamo mancanze, noi siamo presenze. Siamo qui per scardinare lo sguardo dell’altro e per dire che la bellezza è ovunque ci sia la libertà di essere ciò che si è.

Grazie a chi ha saputo guardare oltre la norma, e grazie a questo corpo, che è il mio manifesto.”

One thought on “키아라 베르사니Chiara Bersani

  1. 정신이 몸에 갇혀 있지 않고 우주에 까지 나아가 있는 그녀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모든 이들과 함께 상을 받고 있네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가슴을 더 크게 가지라고 초대하네요.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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