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完成·공부

어느 날 예수님께서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하신다.

예수님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도교의 완성은 무엇일까? 구약이 신약이 되는 것, 유다인의 율법이 그리스도의 복음이 되는 것, 법이 사랑이 되는 것, 결국 세로축 하느님 사랑과 가로축 이웃사랑으로 가는 예수님의 십자가요 새 계명이다.

십자가를 가슴에 안고 예수님의 새 계명을 공동체 안에서 극단으로 살고 싶은 수도자들의 완성은 무엇일까? 기도와 사목활동과 형제애이다. 경배와 일과 공부이다. 경배와 일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는 것은 공부로만 가능하므로 수도자들의 공동체 생활 안에서 형제애는 공부이다. 그래서 공부는 함께 살기 위해 땔나무 줍고 마당 쓸고 물 긷는 것이다. 이는 함께 살기 위한 집안일, chores, 허드렛일, 잡일이다. ‘수행修行’이고 단련鍛鍊이며 연마硏磨·練磨·鍊磨이다. 둥글고, 반들반들하며 단단한 돌멩이가 되는 양생養生이요 양성養成이며 포맷하는 formation이다. 경배와 일도 그러려니와 공부는 책이나 글로 하지 않고 몸으로 한다. 공부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가 말한 ‘8번째 성사聖事’(르네 라가야,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고 아무것도 거절하지 말라, 돈보스코미디어, 2022년, 48쪽)이다. 그래서 산사山寺의 경지 높은 옛 스님(참조. 혜암慧庵 스님)께서는 “공부하다 죽어라” 하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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