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방법 3가지 제안

한바탕 물난리를 겪고 수많은 이들이 고통과 시름에 넋을 놓는다. 해마다 반복되는 안타까운 소식들을 언제쯤이면 듣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 싶다. 이제 이렇게 소란을 겪고 나면 방학이고 휴가철이라면서 다시 한번 다이내믹 코리아는 바가지요금에 관한 기사들과 휴가철 교통 대란에 관한 보도들을 쏟아낼 것이다.

아픔 중에도, 휴가 중에도,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한다. 그리스도인의 여러 기도 방법 중 3가지를 제안한다. 기도를 잘하는 방법은 자주, 되도록 일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다.(*이미지-구글)

성경과 함께 기도하기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2티모 3,16)이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과 함께 성경으로 기도한다. 바오로 사도께서 “하느님의 영감”이라고 말씀하실 때 사용하는 어휘는 ‘θεόπνευστος’(theopneustos, 테오프네우스토스)이다. 이는 하느님의 숨, 호흡을 가리킨다. 성경을 펼치면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의 숨을 느끼고, 우리도 그 숨으로 숨 쉬고 호흡하게 된다.

이처럼 성경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교회의 영적 전통에서는 4단계로 이루어진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라는 말로 부르기도 했다. 전례력의 독서를 따라가든지, 어느 특정 대목을 따라가든지, 성경의 부분을 정신을 모아 주의 깊게 천천히 읽는 것이 첫 단계(lectio, 렉시오, 독서)이다. 그리고 씹어 음미하듯이 그 내용이 주는 이미지와 아이디어가 나의 정신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둘째 단계(meditatio, 메디타시오, 묵상)이다. 그리고 이제 그 말씀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 하느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셋째 단계(oratio, 오라시오, 기도)이다. 그렇게 말씀드린 후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 잘 들으면서 말씀을 만난 기쁨을 즐기며 맛보는 것이 네 번째 단계(contemplatio, 콘템플라시오, 관상, 경청, 들음)이다.(*참조. 렉시오 디비나 http://benjikim.com/?p=9422)

집중 기도(centering prayer)

성당과도 같은 조용한 장소를 찾아 마음을 가다듬고 주님의 형상이나 십자가에 시선을 고정한다. 그런 다음 나의 일상사 안에서 내 인생을 이루고 있는 여러 요소, 마음에 떠 오르는 내용(친구, 직업, 부모나 자녀, 누군가와의 관계, 어려움…)을 상상하며 이를 의식적으로 예수님과 연관 짓는다. 내 삶의 이런 내용이 과연 내가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예수님의 일인지, 그분과 연결된 일인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얼마만큼 예수님께서 그 일의 주인이신지를 꼼꼼하고도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위대한 영적 스승들은 이러한 일종의 성찰을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실천할 때, 삶이 점차 일치와 조화를 이루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과 함께 기도하기

교회나 교회의 전례 또는 기도의 전통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 적절한 기도 방법으로는 자연 자체를 기도의 자극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1181~1226년), 성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년),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Pier Giorgio Frassati(1901~1925년) 등 위대한 성인들은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하느님과 교감하는 것을 좋아했다. 프라사티는 산악 등반가였으며(따라서 그의 영적 모토는 ‘높은 곳으로’라는 뜻의 베르소 알토Verso l’alto = to the heights),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와 이탈리아의 산에서 스키를 즐겼고, 우리가 잘 아는 프란치스코 성인은 들판과 숲을 열정적으로 누비며 새들에게 설교하기까지 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선과 진리, 아름다움으로 특징지어진다고 가르쳤다. 바다나 사막, 숲, 호수 등 어느 곳이든 그곳에서 볼 수 있는 경이로움과 오묘함, 그리고 가치에 감탄하면서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기도의 문턱에 들어선다.

One thought on “기도 방법 3가지 제안

  1. 지금 신발끈부터 매고
    프란치스코 성인이 했던 것 처럼
    숲에서 기도 문턱을 밟고 오렵니다.
    요즘 제게 가정사로 복잡한 심경인데
    다양한 기도 방법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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