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카 복음사가(10월 18일)

성모님을 그리는 성 루카(St Luke Displaying a Painting of the Virgin) by GUERCINO, 1652~53년, Oil on canvas.Nelson-Atkins Museum of Art, Kansas City *위키백과

루카는 대단한 통찰력과 지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하느님의 계시를 명확성과 아름다운 필치로 전한 복음사가이다. 전승과 초기 교부들인 에우세비우스와 히에로니무스 등에 따를 때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 튀르키예의 안타키아) 출신이다. 이곳에서 전교하던 성 바오로와 성 바르나바의 영향을 받아 복음사가 중에서는 유일한 이방인 개종자가 되었을 것이다. 성 마르코의 좋은 친구이자 성 바오로의 전교 여행에 절친한 동반자였다. 51년경에 있었던 사도 바오로의 제2차 전교 여행 때 그를 수행하였으며, 57년까지 필리피에 머물면서 그곳의 공동체를 동반하였고, 바오로의 제3차 전교 여행 때에도 동행한 듯 보인다. 또한 그는 바오로가 수감 중이던 61~63년까지 로마에 있었으며, 재차 투옥되었을 때도 함께 있었고, 66년이나 67년 사도 바오로의 순교 이후 그리스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바오로 사도는 “사랑하는 의사 루카와 데마스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콜로 4,14)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나와 함께 갇혀 있는 에파프라스, 나의 협력자들인 마르코와 아리스타르코스와 데마스와 루카가 그대에게 인사합니다.”(필레 24절)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마르코는 내 직무에 요긴한 사람이니 함께 데리고 오십시오.”(2티모 4,11) “우리는 형제 한 사람(루카)을 티토와 함께 보냅니다.”(2코린 8,18) 등의 기록으로 루카에 관한 성품이나 역할을 짐작하게 해준다.

완벽한 그리스어로 기록한 복음과 사도행전을 통해서 복음사가 루카는 예수님의 생애와 교회의 탄생, 그리스도인이라는 새로운 공동체의 성장 과정에 관한 아름다운 초상화를 그렸다고 할 수 있다. 복음서는 70~90년 사이에 그리스에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도행전은 35~63년의 교회 성장기인 셈이다. 사도행전 28장 중 앞 부분 12장은 베드로 사도를 중심으로, 그리고 뒷 부분은 바오로 사도에 관해 집중되어 있는데, 이러한 여정을 기록하면서 정작 그 자신에 관해서는 단 한 구절도 기록하지 않는다. 그의 복음서와 사도행전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의 장소를 알 수 있고, 의사이자 예술가였던 그의 배경, 그리스도와 새로운 교회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고자 했던 그의 결단력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는 다른 복음사가들과 견주어 볼 때, 가난한 이들, 죄인, 이방인에 관한 관심이 돋보인다. 또한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성모님을 실제로 그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따라서 ‘성모 마리아를 그린 최초의 화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루카는 성모님의 생애에 관한 중요한 내용을 전해준 유일한 복음사가이다. 폴란드 체스트호바의 야스나고라 수도원은 루카가 그린 최초의 성모님 초상화를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또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이라는 작품이 루카가 직접 그린 또 다른 성모님 이콘이라는 견해를 피력한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치유 기적 다수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사랑하는 의사 루카”(콜로 4,14)라는 바오로 사도의 증언에 따라 그의 직업이 의사였을 것으로 알려진다. 복음사가 루카는 84세를 일기로 보에시아에서 운명한 듯하지만 순교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화가와 의사의 수호성인이며 문장은 소이다. 교회의 공식적인 기도라고 할 수 있는 성무일도에서 하루 세 번 ‘찬가’를 취하는 복음사가는 루카뿐이다.(참조. 즈카르야의 노래, 성모님의 노래, 시메온의 노래)

그를 기념하는 축일에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께서 “가서 복음을 전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말로 하라”라고 한 말이 새삼스럽다.

One thought on “성 루카 복음사가(10월 18일)

  1. 루카! 성모님을 그린 최초의 화가.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성 바오로와 함께 한 사도로서
    다르게 보입니다.
    철저하게 본인을 배제하고
    기록에 충실한 그의 성실한 모습을
    오늘 되새김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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