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의 발현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몸으로 당신을 드러내신 것은 신약 성경의 기록에 따라 통상 10회로 알려져 있으며, 그 10회가 하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시간의 개념으로 보아 부활과 승천 사이의 여러 날 동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과연 그 10회가 맞는 것인지, 정확히 몇 번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상 40일로 알고 있는 부활과 승천 사이의 기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과연 당신을 몇 번이나 드러내셨는가에 관해서는 엄밀히 말해서 알 길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답일 것이다. 요한 복음사가가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요한 20,30)라고 복음서 끝에 기록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성경에 기록된 ‘대상’만을 기준으로 할 때는 10회라고 할 수 있다. 아래에 대상별로 구분하여 신약에 기록된 10곳의 구절들을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을 생각하며 묵상이 된다.

1. 마리아 막달레나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라는 뜻이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요한 20,16-17)

2. 다른 여인들(아마도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요안나)

그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마주 오시면서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8-10)

3.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바로 그날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3-15)

4. 베드로 사도(첫 번째)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루카 24,34)

5. 토마스가 빠진 제자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루카 24,36)

6. 제자들(토마스와 함께)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20,26)

7. 일곱 제자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이렇게 드러내셨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요한 21,1-2)

8.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1코린 15,6)

9. 야고보와 사도들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7)

10. 승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루카 24,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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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볼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과 만나신 장면은 일단 성경에 묘사된 장소로 보아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이 무덤으로 예수님을 찾아간 곳, 갈릴래아, 사도들이 모여 있던 곳, 엠마오로 가던 시골길, 해변가, 한 번에 오백 명 이상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곳, 산 위 등으로 정리가 가능하고, ‘때’의 상황으로 정리해보자면, 분부를 따를 때, (함께) 식탁에 앉을 때, 믿지 않을 때, 이야기하고 토론할 때, 혼자 울고 있을 때, 두려워 문을 잠가놓고 있을 때, 집 안에 모여 있을 때, 고기 잡으러 갈 때, 여럿이 함께 모여 있을 때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