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현상과 사물을 적절한 어휘로 설명하고 규정할 줄 아는 것은 거룩한 일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인과 음악가는 그렇게 사람을 살린다. 시인이 영감을 잃어 어딘가에 꼭 맞는 말을 떠올리지 못하게 될 때, 멜로디와 가사, 리듬과 화음들이 도무지 시대와 주변에 맞지 않고 엉뚱한 것들이 될 때, 지금 우리의 말들이 지나왔던 언젠가와 연결될 수 없을 때, 우리는 방황하고 혼돈 속에 살며 어지럽다가 죽는다. 스치듯 떠올리거나 읽게 된 한마디 말에, 어디선가 들려온 한 가락 곡조에, 우리는 인생을 다시 살만한 것이라고 느끼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다.(20160316 *이미지-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