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7. (“진리는… 공간 간격으로 무한한 것이 아니고 능력으로 무한하여 인간의 사유에 포착될 수 없다. 전체적으로 무한totum infinitum하다고 표현할 만하다.”-Epistulae 118,24)
3518. 건설하는 사랑, 그리스도 예수라고 하는 겸손의 토대에서 건설하는 저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토대에서부터 사유하라. 그대 안에 겸손이라는 기초fundamentum humilitatis를 파 내려가라. 그러면 사랑이라는 정점fastigium caritatis에 도달하리라!”-Sermones 69,4)…추정과 고백 사이가 얼마나 거리(학자들의 사변에서 그치는 추정praesumptio과 믿는 교리에 삶을 건 신앙인들의 고백confessio에서 ‘오만’과 ‘겸손’의 표본을 제각기 본다)가 먼지, 또 어디까지 가야 할지 아는 사람들과 그것을 알아도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사이가 얼마나 거리가 먼지, 행복을 주는 고향으로 데려가는 길을 감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곳에서 살기에 이르는 것 사이에 얼마나 거리가 먼지를 분간하게 하셨습니다.(7-20.26)
3519. 두려움을 품고 기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시편 2,11 불가타본 참조) 그렇게 성경을 붙잡았고 또 발견했습니다. 플라톤 학파의 책에서 제가 참되다고 읽었던 내용이 여기 성경에서는 당신 은총의 다짐과 더불어 나온다는 사실을, 따라서 세상을 볼 줄 하는 사람도 스스로 자랑할 것이 아님을, 보는 그 대상만 아니고 본다는 사실 역시 받지 않은 것처럼 뽐낼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저 책들의 면면에는 이 같은 경건심의 얼굴도, 고백의 눈물도, 당신께 드리는 희생 제사도, 괴로워하는 영도, 부서지고 꺾인 마음도 없었고, 백성의 구원도, 신부新婦인 도성도(묵시 21,2), 성령의 보증도(2코린 5,5), 저희 몸값이 되는 술잔(창세 44,1-34)도 없었습니다.(7-21.27)
3520. (“사자는 노골적으로 덤비고 용은 몰래 수작을 부린다. 악마는 두 가지 힘과 권세를 다 쥐고 있다.”-Enarrationes in Psalmos 39,1)
3521. (“십자가의 치욕…그는 저 십자가를 치욕으로 여겼고 치욕으로부터 도망하였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 오랜 치욕 속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Ambrosius, Expositio Psalmi 43,54)
3522. (이교도들의 종교의식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거룩한 것을 모욕하는 거룩한 의식de sacris sacrilegis’이라는 말보다 심한 문구가 없다.)
3523. (당시 부활 한 주 전에 신경信經을 예비자에게 암송시키고traditio symboli 세례 직전에 예비자는 공공연히 신경을 암송하는redditio symboli 절차를 거쳤다. “신경의 말마디들은 종이에 써서는 안 되고 듣고서 배워야 합니다. 다 배워도 적어둘 것이 아니고 기억에 간직해야 합니다.”-Sermones 212,2)
3524. 흥興과 쇠衰가 교차하고 화和와 쟁爭이 교차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헤라클리투스는 만물의 생성변화를 화쟁和爭amor-odium:여기서는 conciliatio-offensio의 길항拮抗으로 설명한 바 있다.)(8-3.8)
3525. (자기 개인 체험에서는 “당신께서는 저의 가장 내밀한 데보다 더 내밀하게 계셨고 제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데보다 더 높이 계셨습니다.interior intimo meo et superior summo meo”-본서 3,6.11 각주 68)
3526. 당신께서 저희한테서 떠나신 적이 없건만 저희가 당신께 돌아가기는 이토록 힘듭니다.(교부는 피조물의 타락은 자유의지로 이루어지지만, 회귀는 은총으로만 가능하다는 깨달음에 이른다.)(8-4.9)
3527. 주님, 어서 하십시오! 몰아세우십시오! 저희를 불러 주십시오! 타오르게 만드시고 끌어당겨 주십시오! 달구어 주시고 애무해 주십시오!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치닫게 해 주십시오!(8-4.9)
※ 총 13권 278장으로 이루어진 <고백록>을 권위 있게 맨 먼저 우리말로 소개해주신 분은 최민순 신부님으로서 1965년에 바오로딸을 통해서였다. 여기서는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Confessiones, 성염 역, 경세원, 2016년>을 따랐다. 각 문단의 앞머리 번호는 원문에 없는 개인의 분류 번호이니 독자들은 괘념치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