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l of the Queenship of the Blessed Virgin Mary
『1900년 무렵부터 성모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이 생겨났다. 1925년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러한 요청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따라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게 하였다. 그 뒤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옮겼으며,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하였다.(매일미사, 2023년 8월호)』
성모님이 하늘의 여왕이시라는 사실은 원래 성경에 뿌리를 둔다. 성모님께 예수님의 잉태를 알리는 천사 가브리엘은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카 1,32-33)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모님의 방문을 맞은 엘리사벳은 성모님을 “내 주님의 어머니”(루카 1,43)라고 호칭한다. 마리아의 모든 신비는 아드님 예수님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성모님의 ‘모후권母后權(queenship)’ 역시 예수님의 ‘왕권王權(kingship)’에 연결되어 있다. 구약성경에서 왕의 어머니가 왕의 판결과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성령의 하프’라고 불리는 시리아의 성 에프렘Saint Ephrem(306년경~373년)은 이미 4세기에 성모님을 ‘여인’이요 ‘여왕’으로 호칭했다. 이후 교회의 교부들과 학자들은 이러한 호칭을 즐겨 사용하였다. 11세기부터 13세기에 이르는 교회의 찬미가들은 성모님을 두고 ‘거룩한 여왕께 경배’라든가, ‘하늘의 여왕께 경배’, ‘하늘의 여왕’이라는 표현들을 즐겨 사용했다. 도미니코회의 묵주기도라든가 프란치스코회의 전통을 비롯한 성모님께 드리는 호칭기도나 전례 거행 등에서도 여왕이신 성모님을 찬미하는 예들은 수없이 많다. 전례적으로 이 기념일은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뒤따르는 후속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어서, 승천 대축일의 8부일에 기념하게 된다. 교황 비오 12세는 1954년 반포한 회칙 《천상의 모후께(Ad Caeli Reginam)》에서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이시고, 구세주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새로운 하와가 되시어 인간 구원에 깊숙이 관여하시며, 탁월한 완전성과 중재의 영향력으로 마땅히 ‘천상의 모후’이시라고 선언한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이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 아드님께서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미리 정하신 이들을 또한 부르셨고, 부르신 이들을 또한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을 또한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로마 8,28-30)라고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영원으로부터 당신의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다. 더구나 성모님은 구세주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도록 미리 정하셨다. 예수님께서 모든 피조물의 왕이 되실 것이었던 것처럼 성모님께서도 예수님의 힘을 입어 여왕이 되실 것이었다. 여왕이신 성모님을 기리는 모든 칭호는 이러한 하느님의 영원한 의도에서 유래한다. 예수님께서 성부를 섬기고, 몸소 사람이 되시어 사람들을 섬김으로써 ‘왕권’을 행사하신 것처럼, 성모님께서도 그와 같은 ‘모후권’을 행사하신다. 부활하시어 영광을 입으신 예수님께서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신 것처럼 하늘에 오르신 성모님께서도 하늘과 땅의 왕관을 쓰시고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이 날에 성모승천을 지냅니다. 2주 전부터 철저한 단식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