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순교자들이나 성인의 이야기를 읽고 듣더라도 숙연해진다. 그들의 영웅적인 삶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은총이나 성령으로만 가능한 하느님의 손길이고, 하느님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은총을 떠나 순전히 인간적인 차원에서만 그들을 보자면, 그들은 무엇인가를 보고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고 알았던 것을 자기 몸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를, 올곧음과 꼿꼿함으로 끝까지 지켜낸 사람들이었다.
과연 내가 내 인생 안에서 보고 알았던 것은 무엇일까? 내가 알게 되어서 체면이 되었든, 지켜야 할 가치와 명분이 되었든, 의미가 되었든, 신념이 되었든, 내가 내 몸으로 지켜내고 살아내야 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과연 내게 그런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
내가 적당한 차선을 선택하고, 그럴듯한 포장으로, 거짓말로, 변명으로, 주변과 자신에게 타협을 했던 것은 아닐까? 설령 내가 그렇게 알아서 지켜나간다는 지조와 절개 역시 강박과 안절부절못함에서 나온 역반응은 아닐까? 내가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꾸미는 거짓말은 아닐까? 내가 나에게 했던 ‘전문적·기술적·치명적인 거짓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논리들은 괜스러운 자학이요 자괴지심일까?(20160216 *이미지-구글)
아. . . 이 글을 읽으니. . . 왜 눈물이 나지요?
지켜냄.
그것이 남아 있을 때는
그래도 삶이 의미 있는 것일텐데.
지금 난?
그냥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