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 때 놓는 ‘주춧돌’은 건축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초석礎石이고 첫돌이다. 주추는 건물의 수평과 수직의 기준점이 되고 건물의 하중을 지반에 고루 전달하는 기점이며 전반적인 건물, 특별히 기둥의 위치를 결정한다. 주춧돌, 모퉁잇돌, 코너스톤(영어: cornerstone), 초석礎石, 머릿돌 등으로 쓰기도 하는데, 건축 착공 시 주춧돌 주변에 오늘날 타임캡슐을 묻기도 한다.(머릿돌이라는 말을 주춧돌과 구별하여 요즘에는 대개 건물의 연혁이나 준공의 의미 등을 담는 별도의 개념으로 삼기도 한다)
아무튼, 성경의 “머릿돌”은 “시온의 모퉁잇돌”, “유다 집안의 모퉁잇돌”(욥 38,6 이사 28,16 예레 51,26 즈카 10,4),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시편 118,22)와 같은 구절들에서 보듯이 이스라엘 민족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가 신약에 이르러 고유명사처럼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중요한 어휘로 “모퉁이의 머릿돌”(마태 21,42 마르 12,10 루카 20,17 사도 4,11 1베드 2,7)이 된다. 사도 바오로는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에페 2,20-22) 하고, 사도 베드로 역시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 내가 시온에 돌을 놓는다. 선택된 값진 모퉁잇돌이다. 이 돌을 믿는 이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1베드 2,6)라고 한다.
토리노에 있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에 있는 엄연한 사실인데도, 많은 이들이 쉽게 지나치는 내용 하나가 있다. 이 성당은 살레시오회의 모원母院이요 본산지인 토리노의 발도코에 돈 보스코께서 직접 지어 봉헌한(1868년 6월 9일 축성, 이 성당의 축성으로 살레시오회의 사목이 교회 안에서 더는 중단할 수 없는 사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아서 렌티Arthur Lenti, ‘돈 보스코 역사와 정신’, 제5권 159쪽)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이다. 성당에 들어서면서 볼 때 중앙 제대와 감실 왼편으로 도움이신 마리아의 성상이 보이는데, – 이 성상은 매년 5월 24일에 지내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에 가마로 외부에 모셔 여러 신자와 함께 거리 행진을 하는 성상이기도 하다 – 성당을 지으면서 돈 보스코께서는 그 성상을 성당의 주춧돌 바로 위에 모셔야 한다고 굳이 고집했다. 평생 자기가 살아왔던 모든 세월이 성모님께서 인도하신 바에 따른 것이고, 성모님 자신이 이루신 일이라고 굳은 믿음으로 강조했던 돈 보스코는 그 성당을 지을 때 그렇게 성모님을 주춧돌 위에 모심으로써 성모님을 통하여 이루어진 당신의 온 일생을 담고, 앞으로 살아갈 당신의 모든 자녀에게 도움이신 마리아 성모님을 절대 잊지 말라고, 그래야만 인생이라는 건축, 살레시오라는 집이 온전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싶어 했다. 이처럼 살레시안들에게 도움이신 마리아 성모님은 모든 것이다.
5월 24일 성모님 외부 거동 행렬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5-27)라는 성경 구절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십자가 위에서 사도 요한에게 성모님을 맡겼고, 또한 성모님께 사도 요한을 아들로 삼으라고 부탁하셨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이 교회에 성모님을, 그리고 성모님께 교회를 맡겨드리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잘 안다. 그처럼 아홉 살 꿈에 어린 소년 요한 보스코에게 나타나신 성모님께서는 요한 보스코에게 청소년을 맡겼고, 요한 보스코는 사제가 되어 자기가 만나는 모든 청소년과 자기의 뒤를 따르는 살레시안들을 성모님께 맡겼다.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요한 2,5)라는 말씀처럼 돈 보스코는 성모님을 평생 어머니로 모시고, 그 어머니께서 시키시는 대로 그분의 말씀에 따라 살레시안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에페 4,15)라는 말씀처럼 돈 보스코는 도움이신 마리아 성모님을 따라 그리스도에게까지 이르는 삶을 살았다.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의 감격이 다시금 새롭네요. 성모님 성상이 주춧돌 위에 모셔져 있는 줄은 오늘 신부님 글을 통해 알았네요. 다음 요람지 순례팀에게 정보를 알려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을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