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아주 거친 가시를 수도 없이 많이 가진 동물이 있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고슴도치이겠다. 추워서 서로 가까이 다가서려면 서로가 찔러대고…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야만 되는, 다시 말하면 정다운 포옹이나 어깨동무 한 번 할 수도 없는 가여운 동물인가 싶다. 그 동안 충분히 자연 학습을 하지 못한 나로서는 어떻게 저 동물들은 서로 좋아하는 애정표현을 할 수 있을까가 못내 궁금하였다.
최근 어떤 국제 모임에서 파푸아 뉴기니에서 온 젊은이 하나를 만나 의외로 그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행운이었다. 고슴도치들은 땅에 닿는 배 부분에 가시들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부분이 가장 신체적으로 약한 부위라고 한다. 그 가장 약한 부위를 서로 내어놓고 그 부위를 통하여, 그 부위를 맞대어 비비면서 서로 사랑을 표현하고 나눈다 한다.
미미한 동물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람들도 자신의 약점을 잘 숙고하고, 그리고 그를 인정 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부분을 내어놓을 수 있을 때, 바로 그 부분을 통하여 주변의 따뜻함과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친구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이번엔 고슴도치에게서 배워야 하나부다.
왠지 어수선하고 뭔지 모를 두려움이 가득 차 있는 요즈음 우리 사회 안에서 우리는 서로 너의 잘못만을 꼬집어 얘기하고 소위 정의를 빙자하면서 그렇게 산다. 두려움에 싸여 내가 살자고 하는 공격이나 고발로부터, 너의 잘못이 곧 우리의 잘못이며 나 자신의 잘못임을 알고, 서로 우리의 약점들을 내어놓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서로 따뜻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2001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