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루카 12,36.37)」
복음은 준비하는 종들, 기다리는 종들, 깨어 있는 종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복음에는 뜻밖의 반전이 있다. 집에 돌아온 주인이 오히려 종들을 식탁에 앉히고 종들을 시중드는 놀라운 장면이 등장한다.
우리가 모시는 주인은 밖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릴 때도, 혹시 다른 이들이 깰까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시는 섬세한 주인, 집에 들어와서도 종을 맞아 그들을 성찬(聖餐, 盛饌)의 식탁에 앉게 하시고 그들에게 시중드는 이상한 주인, 이해를 넘어서는 사랑의 신비로 가득한 주인이시다.
우리는 준비하고 기다리며 깨어 있으라고 부름을 받았지만, 사실 그분이야말로 우리가 준비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를 맞을 준비를 마치신 분, 우리가 기다린다고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분, 우리가 깨어 있겠다고 애쓰지만 우리가 잠든 밤에도 우리를 위해 한결같이 깨어계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종들에게 시중드는 이상한 주인, 모든 것을 그저 사랑 때문에 하시는 신비로운 주인이시다.(※참조. 연중 제19주일 ‘다’해)
아…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분 …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주님. 좋은 묵상 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