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로 로쉐와 성모님

빵에 발라먹는 식품류를 총칭하여 스프레드spread라고 하는데, 헤이즐넛으로 만든 스프레드를 울퉁불퉁한 바위(돌멩이) 조각처럼 뭉쳐 금박지에 싼 초콜릿이 페레로 로쉐라는 초콜릿이다. 로쉐란 프랑스 말로 바위를 뜻한다. 우리가 잘 아는 이탈리안 스프레드인 누텔라를 만든 회사가 바로 페레로라는 회사인데, 페레로 사가 1982년에 출시한 제품이다. 누구나 세상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맛보았거나 적어도 보았을 초콜릿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절반으로 쪼개놓고 보면 초콜릿은 다층 구조로서 구운 헤이즐넛 한 개를 헤이즐넛 초콜릿으로 채워진 웨이퍼 껍질로 감싸 그 위에 다진 헤이즐넛이 박힌 초콜릿을 다시 부어 얹은 형태이다.(*이미지-나무위키) 그런데 이 초콜릿이 성모님의 영감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임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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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을 프랑스 말로는 ‘쇼콜라’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초콜릿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이들을 두고는 ‘쇼콜라티에chocolatier’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페레로 로쉐라는 초콜릿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쇼콜라티에 미켈레 페레로Michele Ferrero 씨가 1982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프랑스 루르드에서 성녀 베르나데트 수비루(St. Bernadette Soubirous, 1844~1879년)에게 발현하신 성모님의 동굴, 일명 로쉐 드 마사비엘Rocher de Massabielle이라는 바위 동굴에서 영감을 받아 이 제품을 명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로쉐 드 마사비엘, 성모님 발현 당시 루르드 동굴 모습(그림)

울퉁불퉁하게 바수어진 헤이즐넛 쪼가리들이 드러난 페레로 로쉐의 표면은 2015년 발렌타인 데이에 89세로 세상을 뜬 페레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을 루르드의 거친 동굴 표면과 닮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페레로는 성모님을 향한 신심으로 매우 유명한 분이었다. 그는 회사 창립 50주년을 기리는 기념식에서 “페레로의 성공은 루르드 성모님께 빚을 진 것입니다. 우리는 성모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초콜릿 생산업체인 페레로사에는 감사할 일이 참 많았다. 페레로 로쉐 사탕, 누텔라, 킨데르, 틱택스 등의 제품을 통해 잘 알려진 페레로 로쉐 초콜릿은 식품 산업 통계정보 매출 통계에 따를 때, 2023년 발렌타인 데이가 있는 초콜릿 성수기인 2, 3월에만 우리나라에서도 각각 202억 2700만 원, 135억 4800만 원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페레로사는 2016년에 이미 연간 100억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페레로사에서는 매년 최고 경영자들 팀이 성모님께 감사를 드리기 위해 루르드를 성지 순례할 뿐 아니라 직원들을 위해서도 성지 순례를 기획하며, 전 세계 14개 생산 시설에도 반드시 성모님의 동상을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thoughts on “페레로 로쉐와 성모님

  1. 나름대로 개인들의 삶 안에서 특별한 그들의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 이 초콜렛에서도 보여지네요. 나의 일상의 삶에도 배움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기도하면서…

  2. 무심히 먹었던 초코렛에 이런 깊은 신심이 담겨있을 줄이야! 성공을 성모님께 돌린 페레로씨의 신앙 앞에 숙연해집니다. 그나저나 신부님의 탐구력(?)은 정말 대단하네요~^*^

  3. 오우 페페로 로쉐 초코릿은
    그냥 초코렛이 아니었네요.
    감사의 초코렛.
    그것이었군요.
    알고보면 이리 재밌는 이야기가
    주렁주렁인 것을!
    감사합니다.
    퇴근 길에 기념으로 하나 사 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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