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rsistence of Memory(기억의 지속)”, Salvador Dali, 1931, 뉴욕, Museum of Modern Art, 녹아내리는 시계(Melting Clocks), 늘어진 시계(Droopy Clocks) 등으로도 널리 알려진다.
새해의 시작은 단순히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계속 확장되는 우리 삶의 연속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늘 그랬듯이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들이 다시 찾아온다. 지키지 못한 약속, 이루지 못한 소망, 못다 한 일들, 아직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욕구들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무게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지평이 만나는 밤, 새해 전야만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성찰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날도 없을 것이다.
이런 밤에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시간은 단순히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선형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는 시간을 ‘마음(영혼)의 연장延長·팽창·확장(distentio animi=distension of the mind)’이라는 개념으로 본다. 짧게 말해서 이는 과거, 현재, 미래 사이에서 우리의 의식을 잡아당겨 늘이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팽창’ 혹은 ‘확장’은 우리 인간 체험의 본질로서 기억(momoria)과 지각知覺(주시注視, contuitus=adtentio), 기대(expextatio) 사이에서 계속되는 상호 작용이다.
새해를 맞는 전야에 이러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생각 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교차로에 서 있다. 지난해는 우리 뒤에 닫힌 책이고, 미래는 가능성들과 잠재적인 위협들로 가득하여 우리 앞에 펼쳐진 두루마리이다. 후회이든 만족이든, 지켜진 약속이든 아니든, 선택한 길이든 아니든 우리는 기억한다. 그 기억 속에서 우리는 학습한 교훈과 실수들을 되새기는 한편 우리 앞에 놓인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땅으로 나아간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과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사이의 긴장이 우리가 시간과 맺은 관계의 핵심이다. 한번 체험한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은 우리 기억에 새겨진 고정된 지점이다. 미래는 영원히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으로 남아있지만 새로운 시작의 속삭임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러한 역설 안에서 한 줄기 희망을 제시한다.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한때 미루기 대장이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마음의 확장 안에 현재 순간의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hac hora=the right now of time)이 바로 진정으로 행동하고, 진심으로 선택하며, 궁극적인 우리 미래를 만들어가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무게와 미래의 불확실 사이에서 맞는 새해 전야에 다시 생각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메시지는 묵직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돌이킬 수 없는 일로 마비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압도당하는 대신 현재에 집중하면서 1) 과거가 주는 교훈을 받아들이고 2) 그 부담을 떨쳐버리며 3) 열린 눈과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권고한다. 그는 우리 마음을 늘여 긴장을 이완하는 중에 쇄신과 용서, 새로운 약속을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잠재력을 떠올리라 한다.
카운트다운으로 새해가 시작되고 샴페인 마개가 터질 때, 새해는 단순히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계속 확장하는 우리 삶의 연속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시간의 연장 안에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에 대한 본질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