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회에서 6개의 언어로 동시에 전 세계에 전하는 ‘살레시오 소식지(ANS. Agenzia Info Salesiana)’는 2026년 2월 13일자 기사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전한다. 이탈리아 프라스카티라는 곳에 있는 살레시오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소식인데, 이는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모임은 이성보다는 감성 체계가 우선하는 소위 ‘질풍노도’라는 청소년 시기에 감정이 앞서 여러 비극적인 사고로까지 이어지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 청소년들의 상황을 목격하는 현실 앞에서 청소년 교육 현장에 있는 우리에게 “청소년의 일탈을 막기 위해 감정을 교육한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별히 심리학자이자 교육자로 활약하고 있는 로산나 스키랄리Rosanna Schiralli와 울리세 마리아니Ulisse Mariani는 여러 데이터와 뇌과학, 임상 경험과 실제 사례를 엮어 관계(relationships), 정서적 역량(emotional competence), 책임감(responsibility)에 기초한 교육 모델을 제시한다.
이분들은 우선 사회적 공분을 샀던 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탈리아 국립 연구 위원회(CNR)에 따를 때 15~19세 청소년 중 적어도 9만 명이 또래를 위협하거나 상해를 목적으로 칼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이에 관한 연구나 집계 사례라도 있는지 물어볼 일이다. 청소년들의 폭력은 오늘날 현대 사회의 가정과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파도임이 틀림없다.
브레이크 없는 페라리
로산나 스키랄리는 ‘감정교육(emotional education)’이 단순히 감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뇌(emotional brain)’를 실제로 구축하고 형성해가는 과정임을 분명히 한다. 그녀는 “오늘날의 아이들은 무엇이 자신을 열광시키는지 인식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좌절을 견디지 못하며, 충동적인 행동에서 즉각적인 해소책을 찾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청소년들의 정서적, 감정적 빈곤이 알코올, 약물, 디지털 중독, 자해 등으로 이어지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여기서 발생한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그녀는 현대의 청소년들을 ‘브레이크 없는 강력한 페라리’라고 비유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태어나는 현대의 청소년들이지만,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데에 필요한 도구는 갖추지 못했음을 역설한다.
이어서 그녀는 “브레이크는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 이름이 바로 ‘감정교육’입니다.(Brakes are built, and their name is emotional education.)”라고 말한다. 그녀는 ‘감정교육’이란 단순히 애들에게 그저 잘해주고 만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수용(acceptance)과 조율(attunement), 공감(mirroring)뿐만 아니라 명확한 규칙(clear rules) 및 경계와 한계(boundaries and limits)를 설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오늘날 갈수록 실천하기 어려워지는 요소들이라고 말한다.
뇌의 설계자인 부모와 교사
로산나 스키랄리에 이어 울리세 마리아니는 뇌과학과 발달 심리학을 인용하며 논의를 확장했다. 인간의 뇌는 24세 전후에 완성된다는 점을 들면서 24세까지의 그 과정은 ‘교육적 관계의 질(the quality of educational relationships)’에 결정적으로 의존하며, 여기에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 뇌의 진정한 건축가(the true architects of children’s brains)”라고 정의한다. 그녀는 “애정(affection)과 규칙(rules)이 조화된 가이드가 없다면, 아이들은 충동(impulses)의 지배를 받으며 이를 의식적인 행동으로 승화시키지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거울 뉴런 – 공감을 위한 신경 체계(mirror neurons)’를 통한 공감 훈련(to train empathy)은 가정과 학교에서 전통적인 지식 학습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책임
이날 모임은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교장 선생님의 편지를 낭독하며 마무리되었다. 편지는 교육자들에게 “유능한 학생을 양성할 것이 아니라 ‘인간’을 길러내라(not to training competent students, but human beings)”고 촉구했다.
‘느끼지 못함’과 ‘기다리지 못함’(inability to feel and wait)에서 비롯되는 폭력적인 이 시대에, 청소년의 감정교육은 단순한 교육적 선택이 아니다. 이는 이 사회 안에서 폭력을 예방하고 청소년들이 이 세상을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기성세대와 교육현장에 임하는 모두가 미래 세대에 시급히 져야 할 공동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