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2일 자 조선일보에서 <“10억 내면 아이비리그 합격” 대입 컨설팅에 거액 쓰는 美학부모들>이라는 제목으로 이상하고도 기가 막힌 기사 하나를 읽었다. 누구에게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겠지만, 막상 정리되어 인쇄된 이런 기사를 읽고 보니 아이들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는 여러 생각이 든다. 기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곁들이면서 미국판 ‘스카이캐슬’의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미국에서 명문대 입학을 위해 형성된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 그에 따른 진학 지도 과정, 대입 컨설팅 산업(기자는 ‘사업’이라고 표기) 실태, 합격률, 그리고 조지타운대 교육·인력 센터가 제작한 ‘명문대 입학 10년 후 투자 수익률’까지 알아보기 쉽게 표로 제시한다. 그리고 기사 끝에 이러한 사설 컨설팅의 부작용을 예로 든다. ‘조선경제>WEEKLY BIZ’ 코너에 이 기사가 실렸는데, 이 기사가 사회 고발의 일환인지, 아니면 새로이 급성장하는 산업 분야의 정보 전달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인지 나로서는 알기 어렵다.
교육은 인간 개개인의 내적 성장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건전한 시민 양성, 그리고 초월적 가치를 잊지 않는 인간의 존재 탐구를 위한 노력일 때 분명 개인적·사회적 투자가 맞다. 그러나 교육이 경제적 가치의 재생산을 위한 투자일 때 자본주의 사회의 또 다른 탐욕이며 인간 상실이다. 돈 가진 부모의 잘못된 ‘자녀 활용’이거나 그릇된 대물림이며 ‘돈 놓고 돈 먹기’이다.
이럴 때, 동서고금을 아우르며 변함없는 고전과 성현의 가르침은 더욱 멀리만 느껴진다. 『…사특한 마귀는 재물을 끼고서 사람을 희롱함이 많다. 그 아름다운 빛깔은 드러내고 그 날카로운 가시는 감춘다.(邪魔挾財以戲人多矣. 顯其美色, 而匿其利刺.)……세상의 부는 길이 몹시 좁기 때문에, 마치 두 사람이 굴속에서 만났을 때 저쪽이 물러나지 않으면 내가 나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세상의 부는 가장 가난하다. 한 물건을 두 사람이 교대로 얻으려 하는데, 이 사람이 없어야만 내가 가질 수가 있고, 많은 사람이 가난해지지 않고는 내가 부자가 될 수 없는 것과 한가지이다. 오직 덕만이 가장 넉넉하다. 가지려 하는 자가 다 가져도 줄어들지 않는다. 그 길은 가장 넓어서, 가려는 자를 다 받아들여도 서로 부딪치는 법이 없다.(…世富之路甚狹, 如兩人相遇穴中, 非彼退, 我不得進, 世富最貧, 如一物而兩人交欲得之, 非是人無, 我不得有. 非多人貧, 我不得富. 惟德最富, 欲取者俱取而不減. 其路最寬, 欲行者俱容而不相觸. 참조. 마태 7,13-14 루카 13,24)…탐욕과 인색-황금이 나는 땅은 가장 척박해서 오곡이 자라는 밭이 될 수 없다.(貪欲·吝嗇-生金之地最瘠, 不能爲五穀之田)…』(판토하, 칠극七克, 정민 옮김, 김영사, 2021년, 208.214.220쪽)
자녀요 어린이·청소년들의 인생 밭이 각각 맛과 빛깔이 다르게 오곡五穀이 자라는 비옥한 밭들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