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일 ‘가’해(마태 10,37-42)

제1독서(2열왕 4,8-11.14-16ㄴ)는 수넴 여인과 그녀의 남편이 엘리사 예언자에게 베푼 환대를 전한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을 알아보고 대접하며 머물 자리를 기꺼이 내어준다. 이에 엘리사는 자녀가 없던 그 부부에게 아들을 약속한다. 이는 단순한 보상의 논리가 아니라, 무상으로 베풀어진 환대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다시 흘러넘치는 모습이다. 곧,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저 주고 거저 받는’ 사랑의 순환이다. 제2독서(로마 6,3-4.8-11)에서 바오로

연중 제12주일 ‘가’해(마태 10,26-33)

제1독서(예레 20,10-13)는 “마고르 미싸빕(מָגוֹר מִסָּבִיב)”, 곧 ‘사방의 공포’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예레미야 예언자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상징적 언어이다. 그는 친구들마저 자신을 감시하는 현실, 곧 세상 전체가 적대적 공간으로 변해버린 상황을 탄식한다. 그러나 그 절망 한가운데서도 이렇게 고백한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내 곁에 계신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억울함을 주님께 맡기고, 악인들의 손에서 구해주실 하느님을 신뢰하며 찬양한다. 제2독서(로마

연중 제11주일 ‘가’해(마태 9,36-10,8)

삼위일체 대축일과 성체성혈 대축일을 지나, 이제 우리는 연중 시기 안에서 마태오 복음을 따라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 여정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부터 연중 제13주일까지는, 이른바 부르심·파견·선교에 관한 예수님의 설교(마태 9,36-11,1)에서 전례 복음을 듣는다. *마태오는 율법의 다섯 권의 책(모세오경)처럼 복음을 다섯 개의 큰 설교로 구성한다. 오늘 제1독서(탈출 19,2-6ㄱ)에서 하느님께서는 민족들 가운데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해(요한 6,51-58)

구약 시대에 하느님께서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로 먹이시며 그들의 생명을 지켜 주셨다. 그리고 이제 신약의 시대에 이르러,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이스라엘인 교회를 당신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먹이신다. 만나가 육체적 생명을 이어 주는 양식이었다면,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에게 그리스도의 생명 자체를 나누어 주는 양식이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 신앙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이며, 우리는 이 신비 안에서 한 몸을 이룬다. 제1독서(민수 8,2-3.14ㄴ-16ㄱ)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가’해(요한 3,16-18)

※ 이번 주부터 ‘주일 복음 강해’를 다른 양식으로 바꿉니다. 이번 주부터 연재되는 양식은 보시는 바와 같이 전례에 따른 제1독서, 제2독서, 복음 순으로 해설과 함께 묵상 및 말씀을 간결하게 종합하는 내용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맨 밑에 3년 전 강해 링크를 첨부해 놓았으니 기존의 상세한 강해 내용은 필요하실 경우 찾아보실 수가 있습니다. 이 강해와 함께 하시는 모든

성령 강림 대축일 ‘가’해(요한 20,19-23)

부활 대축일과 함께 성령 강림 대축일은 교회에서 거행해 온 가장 성대한 축일이자 가장 오래된 축일이다. 오늘 교회는 전례력으로 부활 시기를 마감하며 교회 공동체의 탄생(the birthday of the Church)을 경축한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기점으로 탄생한 교회 공동체는 성령이 함께하시는 공동체로서 이제 두려움과 실망 속에서 문 뒤에 숨어 있던 공동체를 벗어나, 서로의 아픔과 상처들을 드러내놓는 공동체가 되며,

주님 승천 대축일 ‘가’해(마태 28,16-20)

4세기 말경 예루살렘 신자들은 주님 승천과 성령 강림을 그리스도 구원 사업의 완성으로 여기며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 함께 경축했다. 반면 예루살렘 외 지역에서는 4세기부터 주님 승천 대축일을 부활 후 40일째 되는 날 따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은 원래 부활 대축일 이후 40일이 되는 여섯 번째 목요일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이날이 공휴일이 아닌 나라에서는

부활 제6주일 ‘가’해(요한 14,15-21)

이번 주 복음은 지난주 복음에 바로 이어지는 요한복음 14장의 구절들이다. 지난주 복음이 요한복음 14장의 제1부로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라는 말씀이 그 주제였다면, 요한복음 14장의 제2부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주 복음의 주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요한 14,15)라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과 그분을 사랑한다는 것 사이에 이견이 있을

부활 제5주일 ‘가’해(요한 14,1-12)

부활 제5주일 ‘가’해(요한 14,1-12) 오늘 복음 말씀의 배경은 최후의 만찬이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시고 나서 유언처럼 제자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신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넘어가실 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시면서 의미심장하게 당신 말씀을 전하신다고 증언해 준다. 만찬 때에 예수님께서는 일단 결정적인 “새 계명”(요한 13,34;15,12)을 제자들에게 하달하셨는데, 그 이후

부활 제4주일 ‘가’해-성소주일, 생명주일(요한 10,1-10)

예수님의 시대에 목자들은 도시나 시골, 산악 지형이나 들을 막론하고 팔레스티나 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로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양들과 같이 있었고, 다른 이들에게 우유나 고기, 치즈와 가죽이나 털을 공급하였다. 성경에서 목자는 비유나 상징적인 예표로 자주 등장한다. 주님이신 하느님을 두고 “이스라엘을 양 떼처럼 이끄시는 분”(시편 80,2)이라고 한다든가, “당신 백성을 양 떼처럼 이끌어”(시편 78,52;95,7;100,3)에서 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