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기념일(10월 2일)

Guardian Angel by Pietro da Cortona, 1656년 *wikipedia
세월이 흘러가고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는 ‘천사’를 잊었거나 잃어버린 세대를 산다. 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은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 덕택으로 우리 각자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수호천사를 얻었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수많은 성인의 증언과 성경의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구절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성경은 구약과 신약을 막론하고 무려 364절에서 천사를 언급한다. 성 바실리오 성인(320~379년 활동)께서 “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336항)라고 말씀하신 대로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지명하신 수호천사는 이 순간에도 행여 내가 그릇된 길로 빠지지나 않을까 내 옆에서 노심초사하시며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

살레시오회 창립자이자 청소년들의 아버지요 스승이며 친구인 돈 보스코는 유별나게 ‘천사’에 관한 신심이 돈독했으며 함께 살던 아이들에게도 이를 늘 강조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돈 보스코는 사제가 된 후 첫 미사를 카파소 신부님이 수석 사제로 있는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성당의 수호천사 제대에서 조용히 드리고 싶었다.(돈보스코의 회상, 173쪽; 돈보스코, 190쪽) 그뿐만 아니라 돈 보스코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세 번째로 문을 연 아이들의 기숙학교라고 할 수 있는 오라토리오 이름을 ‘수호천사’라고 지었다. 담당 신부를 두었으나 문제가 생기자 후에 후계자가 되었던 미켈레 루아가 17세로 이 오라토리오의 책임자가 되기도 했다.(돈보스코의 회상, 308쪽; 돈보스코, 376.459쪽) 또한 돈 보스코는 아이들을 위해 <수호천사 신심The Devotee of the Guardian Angel>이라는 소책자를 쓰기도 했다.(돈보스코, 415쪽;루이스 그렉, Accompanying Youth in a quest for meaning, 352쪽) 그리고 돈 보스코는 자기를 지켜주었던 그리지오라는 개를 두고 아셀라 파사티 남작 부인에게 ‘천사라고 말하면 웃겠지만, 평범한 개는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했다.(돈보스코의 회상, 365쪽;돈보스코, 4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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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

수호천사는 초월성에 다가서는 우리 일상의 문입니다. 수호천사는 우리의 동반자요 보호자며, 우리 인생길의 나침반이고 하느님을 향해 열린 문입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탈출 23,20). 프란치스코 교황의 묵상을 인도한 이 말씀은 탈출기 23장을 다루고 있는 전례의 제1독서 말씀이다. 교황은 수호천사들이야말로 “주님께서 인생의 길을 걷고 있는 당신 백성과 우리에게 허락하신 아주 특별한 도움”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바른길로 전진하도록 도와주는 나침반과 같은 수호천사

1. 안주하려는 유혹을 물리쳐 앞으로 걸어 나가도록 부추기는 수호천사

2. 잘못된 길에 들어설 때 바른길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수호천사

3. 길을 잃고 헤맬 때 우리를 돌아오게 하는 수호천사

교황은 우리 인생과 우리 여정에서 우리가 “동반자”, “보호자”, “인간적인 나침반 혹은 인간의 모습과 닮았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바라보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의 인생 여정에는 세 가지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걸어가지 않는 위험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안주하고,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 삶 전체가 멈춰버립니다. 위험한 일입니다. 탈렌트를 투자하기가 두려웠던 복음에 나오는 종과 같습니다. 그 종은 탈렌트를 땅에 숨겼습니다(마태 25,25 참조).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평화롭고 안전해. 나는 실수할 수 없어. 이렇게 나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걸.’ 많은 사람은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모르거나 혹은 위험을 무릅쓰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멈추어 섭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멈추어서는 사람은 부패하고 만다는 것이 규칙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물과 같습니다. (흐르던) 물이 그 자리에서 멈출 때, 모기가 몰려들고, 알을 낳으며, 모두 부패합니다. 모든 것이 말입니다. (수호)천사는 우리를 도와주며, 우리를 걷도록 재촉합니다.”

길에서 실수하거나 혹은 미궁에 빠질 위험

다른 두 가지 위험은 우리 인생의 여정에서 발생한다고 교황은 덧붙였다. (그중 하나는) 단지 “(길을 걷기 시작하는) 초기에만 고치기 쉬운”, “잘못된 길을 가는 위험”이며, (다른 하나는) 우리를 “함정에 빠지게 하고, 결코 목적지로 이끌지 않는 미로 안에서 이곳저곳”을 헤매는 것처럼 광장에서 헤매며 길을 잃어버리는 위험이다. 교황은 바로 “(수호)천사가 (우리로 하여금) 길을 실수하지 않고 제대로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지만”, 우리의 기도와 도움을 바라는 우리의 요청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라’(탈출 23,21). 천사는 영향력이 있고, 우리에게 말할 정도로 권위가 있습니다. 천사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의 말을 들어라. 그를 거역하지 마라”(21절 참조). 항상 성령으로부터 주어지는 영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앞으로 그 영감을 전달하는 분은 천사입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수호)천사와 대화를 나누십니까? 그 천사의 이름을 아십니까? 그 천사 말을 듣습니까? 길을 인도하도록 (천사에게) 여러분 자신을 내어 맡기십니까? 아니면 여러분 혼자 가기 위해 (천사를) 밀쳐 내십니까?

수호천사는 하느님 아버지께 도달하기 위한 길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수호천사의 존재와 역할은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잘 걸어가도록 우리를 도와줄 뿐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도달해야 할지”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교황은 거듭 강조했다. 이날 복음인 마태오 복음에는,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라”(마태 18,10)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따라서 “수호천사의 신비” 안에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관상”도 있다. 이 신비를 이해할 수 있는 은총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셔야 한다. 여기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우리의 수호천사는 우리와 함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 앞에 있습니다. 그분과의 관계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일어나는 시간부터 밤에 우리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우리와 동행하고 매일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의 관계 안에 있습니다. 수호천사는 하느님 아버지와의 만남과 초월성에 다가서게 해 주는 우리 일상의 문입니다. 다시 말해 수호천사는 길을 가도록 우리를 도와줍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아버지 앞에 있으며, 올바른 길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수호천사가) 우리 길의 동반자들임을 잊지 맙시다.(교황 프란치스코, 2018년 10월 2일 수호천사 기념일 아침 미사 *출처-바티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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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에 관한 ‘가톨릭교회교리서’의 가르침

#발췌 : https://cbck.or.kr/Documents/Catechism/Search?search=%EC%B2%9C%EC%82%AC

328. 성경이 보통으로 천사라고 부르는, 육체를 가지지 않은 영적인 것들의 존재는 신앙의 진리이다. 성전 전체의 증언이 일치하듯이, 성경의 증언도 명백하다.

329.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사’는 본성이 아니라 직무를 가리킨다. 그 본성은 무엇인가? 영(靈)이다. 그 직무는 무엇인가? 천사다. 존재로서는 영이고, 활동으로는 천사다.” 천사는 그 존재 전체가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며 전령이다. 그들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기”(마태 18,10) 때문에,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말씀을 실천하는 힘센 용사들”(시편 103[102],20)이다.

330. 순수한 영적 피조물인 천사들은 지성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인격적인 피조물들이며, 죽지 않는 피조물들이다. 그들은 보이는 모든 피조물보다 훨씬 더 완전하다. 그들 영광의 광채가 이를 증명한다.

331. 그리스도께서는 천사 세계의 중심이시다. 천사들은 그분께 속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올 것이다”(마태 25,31). 그들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께 속한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콜로 1,16). 그분께서 천사들을 당신의 구원 계획을 알리는 전령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그분께 속한 존재들이다. “천사들은 모두 하느님을 시중드는 영으로서, 구원을 상속받게 될 이들에게 봉사하도록 파견되는 이들이 아닙니까?”(히브 1,14)

332. 그들은 창조 때부터 구원 역사의 흐름을 따라, 줄곧 이 구원을 멀리서 또는 가까이에서 알리고, 이 구원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봉사하고 있다. 몇 가지 예만 들어 보면, 그들은 지상 낙원의 문을 닫으며, 롯을 보호하고, 하가르와 그녀의 아들을 구하며, 아브라함의 손을 멈추게 하고, 율법을 전해 주는 직무를 수행하며,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하고, 탄생과 소명들을 알리고 예언자들을 돕는다. 마침내 선구자 요한의 탄생과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것은 바로 천사 가브리엘이다.

333. 사람이 되신 ‘말씀’의 생애는 강생부터 승천까지 천사들의 경배와 봉사에 싸여 있다. “맏아드님을 저세상에 데리고 들어가실 때에는 ‘하느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히브 1,6). 그리스도의 탄생 때 “…… 하느님께 영광!”(루카 2,14)이라고 천사들이 부른 찬미의 노래는 교회의 찬미 안에서 끊임없이 메아리친다. 그들은 어린 예수님을 보호하고, 광야에서 예수님께 봉사하며, 번민 중에 계실 때 용기를 북돋아 드린다. 그러므로 천사들은 그 옛날 이스라엘처럼 예수님을 원수들의 손에서 구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강생과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함으로써 복음을 선포하는 것도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도 그분 곁에서 그분의 심판을 도와 드리게 될 것이다.

335. 전례 안에서 교회는 천사들과 하나 되어, 하느님을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하고 찬미한다. (장례 예식의 기도문 “천사들이여, 이 교우를 천상 낙원으로 데려가시어 …….”나, 또 비잔틴 전례의 ‘케루빔 찬미가’처럼) 교회는 천사의 도움을 청하며, 특별히 몇몇 천사(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과 수호천사)를 기념하며 그 축일을 지낸다.

336. 사람은 일생 동안, 생명의 시작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천사들의 보호와 전구로 도움을 받는다. “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 이 지상에서부터 그리스도인의 삶은 신앙으로, 하느님 안에 결합되는 천사들과 인간들의 복된 공동체에 참여한다.

350. 천사들은 하느님께 끊임없이 영광을 드리며, 다른 피조물들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에 봉사하는 영적인 피조물들이다. “천사들은 우리에게 유익한 모든 선에 협력한다.”

351. 천사들은 그들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호위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인간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명에 봉사한다.

352. 교회는 지상 순례길에 있는 자신을 도와주고, 모든 인간을 보호하는 천사들을 공경한다.

391. 우리의 첫 조상들이 불순명을 선택하게 된 배후에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유혹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질투심 때문에 그들을 죽음에 빠지게 하였다. 성경과 교회의 성전(聖傳)은 그 목소리에서 사탄 또는 악마라 불리는 타락한 천사를 본다. 교회는 그가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다고 가르친다. “악마와 모든 마귀는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되었다.”

392. 성경은 이 천사들의 죄에 대해 말한다. 이 ‘타락’은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철저하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부한 이 영적 피조물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생겨난 것이다. 우리 첫 조상들에게 “너희가 하느님처럼 될 것이다.”(창세 3,5)고 한 유혹자의 말에 바로 이 반역을 엿볼 수 있다. “악마는 처음부터 죄를 지었고”(1요한 3,8), “거짓말쟁이며 거짓의 아비”(요한 8,44)다.

393. 천사들의 죄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 지닌 돌이킬 수 없는 특성 때문이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참회가 없는 것처럼, 그들도 타락한 뒤에는 참회가 없다.”

414. 사탄 또는 악마와 모든 마귀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계획에 봉사하기를 거부하여 타락한 천사들이다. 하느님을 거스르는 그들의 선택은 결정적인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에 대한 자신들의 반역에 인간을 끌어들이고자 애쓴다.

One thought on “수호천사 기념일(10월 2일)

  1. ‘수호천사’ 오랫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수호천사를 보내시어 항상 저를 보호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수호천사에 관한 말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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