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근면함으로 채찍질하라(책태策怠)

노둔하고 지친 말을 나아가게 하려면 채찍질이 필요하다 「칠극」 제7권은 ‘책태’(策怠)이다. 게으름 또는 나태함을 근면으로 채찍질하라는 처방을 담고 있다. 앞의 죄악들과 달리 게으름은 그 결과가 남보다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낮추어 칠죄종의 맨 마지막에 위치시킨 듯하다. 게으름은 둔한 말이 지치기까지 해서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와 같다. 최창은 「소서」(小序)에서 그림자만 채찍질해도 단숨에 천 리를 내딛는

곧은 덕의 굳센 제방으로 음란의 홍수를 막자(방음坊淫)

「칠극」 제6권은 ‘방음’(坊淫)이다. 여기서 ‘방’(坊)은 ‘제방’의 뜻으로, 홍수처럼 넘쳐흐르는 음란의 욕망을 굳건한 제방을 쌓듯이 막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으로 홍수 같은 욕망을 막아 멈추게 할까? 정덕(貞德), 즉 곧은 덕이 그것이다. 최창은 권6의 서문에 춘추시대 진(晉)나라 헌공(獻公)에게 포로로 잡혀 와 미모로 왕비가 되고, 결국 후계 문제로 나라를 결딴낸 여희(麗姬)의 예로 음란에 대한 경계를 시작한다. 진나라는 융과의

식탐은 영혼의 도둑, 나태의 어머니다(색도塞饕)

식탐, 입만 있고 목구멍은 없는 괴물 「칠극」 제5권은 ‘색도’(塞饕, 막힐 색 / 탐할 도)이다. ‘도’(饕)는 인간의 탐욕 중에서 특별히 음식에 관한 탐욕을 말한다. 원래 도철饕餮은 전설 속에 나오는 탐욕스럽고 잔인한 괴물의 이름이었다. 고대인은 각종 청동기에 이 도철이란 괴물의 형상을 조각하여 장식으로 삼았다. ‘소서’(小序)에서 최창은, 도철이란 괴물이 입만 있고 목구멍은 없어서 마치 따르는 족족 줄줄 새는

분노의 불길은 인내로 끈다(식분熄忿)

분노는 모든 악이 들어오는 대문 「칠극」 제4권은 ‘식분’(熄忿, 불꺼질 식/성낼 분)이다. 분노의 불길을 끄는 방법을 살폈다. 분노는 잠깐 미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났을 때 한 일은 분노가 풀리면 틀림없이 후회한다. 분노했을 때는 오직 자기를 다스리는 데 힘써야지, 남을 다스리려 하면 안 된다. 분노는 복수의 마음에서 나와 갖은 나쁜 말과 욕설, 다툼과 싸움, 살상과 과도한 형벌의 형태로

은혜로 탐욕의 굳센 성을 깨자(해탐解貪)

베풀 줄 모르는 탐욕의 수레 「칠극」의 제3권 ‘해탐’(解貪)을 살펴볼 차례다. 해탐에서는 말 그대로 탐욕을 해체하는 방법을 얘기한다. 탐욕이란 죄악은 무엇이든 욕심 사납게 그러쥐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최창은 소서(小序)에서 열자(列子)의 한 단락을 인용하는 것으로 서두를 열었다.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대낮에 황금을 훔치다가 잡혔다. 왜 그랬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이랬다. “그때 제 눈에는 오직 황금만 보이고 사람은

용서로 질투를 가라앉히다(평투平妬)

질투는 교만의 은밀한 벗 「칠극」 제2권은 ‘평투(平妬)’다. 질투로 뒤흔들린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힌다는 말이다. 질투는 남이 잘되는 것을 속상해하고 잘못됨을 기뻐하는 마음이다. 판토하는 질투가 교만의 은밀한 벗이어서 서로 착 붙어 떨어지는 법이 없다는 설명으로 시작한다. 권2는 네 개의 소절로 구성했다. 첫째 남의 악을 헤아려 따짐을 경계함, 둘째 헐뜯는 말을 경계함, 셋째 헐뜯는 말 듣기를 경계함. 넷째

겸손의 덕으로 교만을 이기자(복오伏傲)

사나운 사자를 복종시키려면 「칠극」의 제1권은 ‘복오(伏傲)’다. 교만을 눌러 항복시킨다는 뜻이다. 1권은 전체 일곱 권 중 분량이 가장 많다. 그만큼 비중이 크다. 글의 서두는 “교만은 사자의 사나움과 같아서, 겸손으로 복종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로 시작된다. 교만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나며, 무엇으로 막을 수 있나? 교만을 복종시킴을 책의 첫 자리에 세운 데는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책을 따라가며 읽어 보기로

※ 알립니다 ※

오늘부터 저의 홈페이지에 “고전읽기”라는 코너를 신설하였습니다. 꼭 읽어야만 할 책들이라고 생각하는 책을 부분적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첫 번째 책은 스페인 출신의 예수회 신부 판토하(D. Pantoja, 龐迪我, 1571~1618년)가 지은 1614년의 작품, <칠극대전七克大全>의 약칭略稱인 <칠극七克>입니다. 우리말 번역본은 1998년에 일조각을 통해 나온 박유리의 번역본과 2021년에 김영사를 통해 나온 정민(베르나르도)의 번역본이 있습니다. 그중 저는 정민의 <칠극七克>을 따라갑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번역본에는

「칠극」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

인간 공동의 질문 「칠극七克」은 인간이면 누구나 빠지기 쉬운 일곱 가지 죄악을 극복하는 방법을 논한 서양 윤리 수양서의 이름이다. 중국인에게 천주교의 가르침을 전파하려 한 목적에서, 1614년 스페인 선교사 판토하(Diego de Pantoja, 1571~1618년, 중국명 방적아龐迪我가 한문으로 펴냈다. 원어 제목은 De Septem Victoriis로, 일곱 가지 죄악과의 전투에서 끝내 승리를 얻는 데 긴요한 처방을 담았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