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인지 필연인지

자욱하던 아침 안개가 언제이냐 싶게 사라지듯,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이 흔적 없이 마르듯, 하늘의 조각구름들이 바람에 휙 자취를 감추듯, 눈서리 위에 찍힌 기러기 발톱 자국들이 스르르 흐트러지듯, 새가 차고 오른 호수가 상관없다 잠잠하듯.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렇게 인생을 살다가 어느 날 사람들 곁을 떠나고 세상을 떠난다. 내가 없어도 햇빛이 그대로이고 풀들이 그대로이며 하늘이 그대로이고 서리 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