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루카 12,36.37)」 복음은 준비하는 종들, 기다리는 종들, 깨어 있는 종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복음에는 뜻밖의 반전이 있다. 집에 돌아온 주인이 오히려 종들을 식탁에 앉히고 종들을 시중드는 놀라운 장면이 등장한다. 우리가 모시는 주인은 밖에서 돌아와 문을
지난주 ‘재판관의 비유’에 이어지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9-14)인 오늘 복음은 루카만이 전한다. 루카 복음사가는 자신의 복음 제18장에 이렇게 두 개의 비유로 ‘그리스도인의 기도’에 관한 내용을 담는다. 전자가 그리스도인의 기도 생활에서 ‘끊임없이 항구한 기도’에 관한 가르침이라면, 후자는 ‘겸손한 기도’에 관한 가르침이다. 그러나 두 비유가 맞닿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겸손한 기도는 항구한 기도일 수밖에 없고, 항구한
“앎·지식”은 교육, 학습, 경험 등을 통해 얻은 무엇인가에 관한 앎이다. 그런데 지식에는 실제로 알지 못하면서도 알고 있는 듯 착각하거나 ‘~척’하는 건너편의 지식, 남에게 팔아 돈을 벌기 위한 지식, 누군가를 조종하거나 통제하기 위해 무기가 되는 지식 등이 있다.(*참고. 김건중, 지식답지 않은 지식, 경향신문, 2006년 9월 15일) 이들은 성경의 언어로 “사이비 지식의 속된 망언과 반론들”(1티모 6,20; ψευδωνύμου
고통은 두 가지 얼굴로 다가온다. 하나는 몸을 찢는 외상의 고통, 다른 하나는 마음을 가르는 내상의 고통이다. 몸의 고통은 눈으로 볼 수 있다. 깁스에 싸인 다리, 붕대에 감긴 손, 그 상처는 시간의 손길을 통해 서서히 아물어간다. 사람은 그 고통을 받아들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위안을 붙든다. 그러나 마음의 고통은 다르다. 보이지 않기에 더 깊고, 말해지지 않기에 더
*보편교회는 연중 제29주일을 지내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전교 지역에서는 전교주일을 지낸다. 전교 지역에서는 1922년 5월 3일에 발표된 교황 비오 11세의 자의교서(Romanorum Pontificium)에 따라 ‘전교주일’을 지내며,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이는 1922년 4월 27-30일 개최된 인류복음화성 총회에서 결정되고, 1926년 4월 14일 사도좌 관보를 통하여 시행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들과 전교 지역의 교회를
*전교주일을 지내는 곳에서는 다음 링크에서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https://benjikim.com/?p=15701)>를 확인할 수 있다. 루카복음에 따를 때,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에 대하여 주님의 기도를 통해 가르쳐주셨으며(참조. 루카 11,1-4), 끊임없이 간청하는 친구의 비유를 통해 졸라대듯이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으며(참조. 루카 11,5-8),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좋은 것”, 필요하다고만 하면 반드시 “성령”을 주신다는 사실(참조. 루카 11,9-13) 등을 이미 가르쳐주셨다. 오늘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은 감사하는 존재다. 우리는 누리는 생명에 감사하고, 창조의 신비를 볼 수 있는 눈에 감사하며, 관계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에 감사한다. 어려움과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감사한다. 그리스도인이 항상 감사하는 이유는, 단지 고난이 지나가고 좋은 일이 생기며 더 나은 시기가 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느님께서 좋으신 분이시며, 사랑 그 자체이시기
2025년 8월 말, 타임지(Time)가 <AI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100 Most Influential People in AI)>을 발표했을 때, 그 이름들은 예상 가능했다. OpenAI의 샘 알트만, NVIDIA의 젠슨 황, xAI의 일론 머스크. 이 목록은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며, 기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CEO, 연구원, 기업가, 정책 입안자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이 익숙한 명단 한가운데에 놀라운 이름이 등장했다.
인간의 정체성이란 고유하고 일관된 나의 모습이며 총체적인 자아개념이다. 나의 외모나 신체적 특징, 정신, 기억, 성격, 가치관 등을 아우르며,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자신에 대한 이해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성을 유지하고 사회적 역할을 통해 사회와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정체성의 주요 구성 요소는 자기 이해, 경험의 통합, 사회적 관계, 변화와 적용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3. 죠반니 바티스타 노타 토리노 시장님께 E Ⅰ,213: 올해는 시로부터 어떤 보조금도 더 청하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콜레라로 인해 굶주리고 있는 고아들을 먹이기 위해 도움을 청함 *** 토리노, 1855년 1월 25일 지극히 존경하올 시장님, 토리노 시가 콜레라 모르부스 창궐로 치명적인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지출을 감당해야 했음을 알고 있는바, 저 또한 올해에는 어떠한 보조도 요청하지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