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페라리

살레시오회에서 6개의 언어로 동시에 전 세계에 전하는 ‘살레시오 소식지(ANS. Agenzia Info Salesiana)’는 2026년 2월 13일자 기사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전한다. 이탈리아 프라스카티라는 곳에 있는 살레시오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소식인데, 이는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모임은 이성보다는 감성 체계가 우선하는 소위 ‘질풍노도’라는 청소년 시기에 감정이 앞서 여러 비극적인 사고로까지 이어지며 사회적 물의를

여유당기與猶堂記

정조正祖 임금(1752~1800년)과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년)의 첫 만남은 1783년 다산이 21세 때 치른 과거 시험장에서였다. 임금은 진사 시험에 제출한 다산의 답안지를 보고 그를 불러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뛰어났던 다산은 학문의 깊이를 넘어 임금께서 아버지 사도 세자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고자 하였을 때 한강을 건너는 ‘배다리’를 설계하거나 임금의 평생 숙원 사업이었던 수원 화성 축조를 위해서는 거중기擄重機를 설계하는 등에 깊이

연중 제6주일 ‘가’해(마태 5,17-37)

“행복하여라!” 하신 산상 설교의 대헌장(마태 5,1-12)과 그에 따라 세상을 소금이요 빛으로 살아야 하는 제자들의 신분(마태 5,13-16)을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산상 설교의 본격적이고도 구체적인 세부 내용으로 기나긴 말씀을 시작하신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모두 3개의 장을 할애하여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주신 율법과 그 율법의 제정자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진지하게 살려는 제자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편집하고 재구성한다.

동행: 성 도미니코 사비오와 죠반니 마살리아

돈 보스코와 도미니코 사비오의 동행은 돈 보스코 편에서 도미니코 사비오를 성인聖人으로 만들고 싶었던 ‘성인 만들기’였고, 도미니코 사비오 편에서 돈 보스코처럼 되고 싶었던 ‘성인 되기’였다. 이는 성인들이 성인들을 서로 알아본 ‘거룩한 동행’이었다.(참조. 김건중, 마음의 일, 부크크, 2026년, 79쪽) 성덕을 향한 거룩한 동행의 이러한 여정은 돈 보스코와 도미니코 사비오처럼 스승과 제자만의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돈

신애론(2-5)

제5장 천상적 섭리는 사람들에게 매우 풍성한 구원의 은혜를 마련하여 주었다 그런데, 테오티모여, 나는 하느님의 의지에다 순서를 붙여, 한 가지를 생각하시고, 원하시고, 그다음 또 한 가지를 생각하시고 원하신 것처럼 말했는데, 이것은 내가 앞서 말한 것처럼 즉, 모든 것이 지극히 유일하고 단순한 행동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더구나, 하느님의 이 유일하시고 단일하신 행동의 순서와 질서와 구별과

꿈 몽夢

어떤 시험장에서 시험지에 답을 써야 했다. 여럿이 함께 있는 시험장이었는데, 각양각색의 무더기로 놓인 종이들 가운데서 자기가 원하는 시험지를 골라 서술형 답을 쓰는 방식이었다. 잠시 미적거리다 종이 더미에 다가갔을 때, 내가 좋아하는 양면 백지는 이미 모두 사라지고 여러 종류의 이면지만 잔뜩 남아 있었다. 답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알고 있었고, 대략 어떤 순서로 써 내려갈지도 계산해 두었다.

연중 제5주일 ‘가’해(마태 5,13-16)

복음의 맥락을 따라 이해하자면, “행복하여라!”로 시작하는 하늘 나라의 헌장과도 같은 진복팔단을 설파(마태 5,1-12)하신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의 시민이 세상 사람들 앞에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처럼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으로 살라고 가르치신다. “행복한” 그리스도인은 다른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이들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늘 나라에서 큰 상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을 받았지만, 인류의 역사에도 책임이 있다. 세상에 소금이

여러 세대를 교육해 온 세 단어: 이성, 종교, 그리고 자애

2026년 1월 26일 | 로마(ANS) by ANS Direttore Fr. Pakkam Michael Harris SDB 돈 보스코(Don Bosco)가 자신의 ‘예방 교육법(Preventive System)’을 제시했을 때, 그는 이를 이성(Reason), 종교(Religion), 그리고 자애(Loving-kindness)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세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이 세 기둥 위에서 발독코(Valdocco)와 다른 많은 집의 수천 명의 청소년을 교육했으며, 이 동일한 토대 위에서 살레시오 세계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연중 제4주일 ‘가’해(마태 5,1-12ㄱ)

교회는 오늘 예수님의 이른바 ‘산상설교’(마태 5,1-7,27)의 첫 부분 ‘참행복’에 관한 묵상을 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오늘 복음은 ‘모든 성인 대축일’과 ‘위령의 날 첫째 미사’에서도 같은 대목이 읽힌다. 이 복음 대목에 관해 ‘시적詩的’인 텍스트나 ‘윤리 강령’ 정도로 이해하는데 익숙해진 나머지 불행하게도 이 대목이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요,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1코린 1,18)에 관한 말씀이라는 사실을

“큰 무리”(마르 3,7.8)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실 때, “큰 무리”가 예수님께 몰려들고 따른다. 어떻게라도 그분 눈에 띄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어 밀려든다. 그것이 안 되면 그분 옷자락이라도 한번 스쳐보려 한다. 예수님께서는 급기야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시고, 배에 올라앉으시어 군중은 호숫가 뭍에 남겨둔 채 하느님 나라에 관한 가르침을 주신다.(참조. 마르 3,7-9;4,1-2) 예수님께 그렇게 몰려든 이들은 영적·육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