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찬 성 목요일 ‘다’해(1코린 11,23-26)

통상 주님 만찬을 기리는 성 목요일 전례에서는 성체성사의 제정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예수님의 동작과 말씀은 없으나 성체성사의 본질을 밝혀주는 요한 복음사가의 의도를 존중하여 전통적으로 제4복음서의 대목을 듣는다. 성체성사의 제정에 관한 성경의 근거들은 마태 26,26-28 마르 14,22-24 루가 22,19-20 1코린 11,23-26 총 4부분이다. 공관복음서나 요한복음의 내용을 해설할 기회는 다른 때도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바오로 사도의 서간문(1코린 11,23-26)에

신애론(6)

제10장 사랑이 지향하고 나아가는 일치는 영신적인 것이다 하여간 일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유사성이나 혈족관계의 일치 같은 자연적인 일치도 있고, 원인과 결과에서 나오는 일치도 있다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일치는 자연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서, 의지적意志的인 것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그 일치가 비록 자연 본성을 따라 생기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일치는 우리의

다칠 상傷, 근심할 상慯

‘다칠 상傷’은 몸에 난 상처를, 그리고 ‘근심할 상慯’은 ‘마음 심忄’을 옆에 붙여 마음에 난 상처를 일컫는다. ‘상처’나 ‘다치다’라는 뜻을 표현하는 ‘다칠 상傷’이라는 글자를 풀어헤치면 ‘사람 인人’ 더하기 ‘화살 시矢’ 더하기 ‘볕 양昜’이다. ‘傷’의 오른쪽 위에 있는 모양새는 화살을 뜻하는 ‘矢’가 변형된 것이다. ‘쉬울 이’라고도 읽는 ‘볕 양昜’이라는 글자는 제단 위를 비추는 태양(日)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구름

「‘구름’은 신비 속에 현존해 계시는 하느님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 그분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분을 숨기는 것이다. 사도들의 눈에서 그리스도를 감추는 사도행전의 그 구름은(참조. 사도 1,9), 히브리인들을 사막에서 인도한 구름이요, 계약궤 위에 머무른 구름, 예수님의 세례 때 아버지의 음성을 들려주었던 구름, 타볼산에서의 변모의 구름, 역사의 마지막에 산 자와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그리스도가 타고 오실 구름이다. 성경의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다’해(루카 22,14-23,56)

칼바리에서는 두 가지 사고방식이 충돌하였습니다. 복음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말씀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는 사람들의 말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은 “너 자신이나 구해보아라”하고 계속 말합니다. 백성의 지도자들은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루카 23,35)라고 말하고, 군인들도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37절)라고 똑같이 말하며,

Jesus Loves Me

※ 다음 글은 2025년 4월 한국 살레시오회의 연례 피정에서 나누었던 내용 중 한 꼭지이다. 이 내용은 피정 인도자인 헨리 보네티(Henry Bonetti, 권선호, 1943년~) 신부님께서 <Peter Kreeft, 당신을 사랑하시는 하느님The God Who Loves You, Ignatius Press, SF, 2004>이라는 책의 제1장을 요약 정리하면서, 여기에 <James D. Whitehead and Evelyn Eaton Whitehead, Holy Eros, Orbis, Maryknoll, NY, 2009;

축성 생활과 양성

축성 생활과 양성Formation To Consecrated Life ※ 아래의 글은 2025년 4월 한국 살레시오회의 연례 피정에서 나누었던 내용 중 한 꼭지이다. 피정 인도자인 헨리 보네티(Henry Bonetti, 권선호, 1943년~) 신부님께서 축성 생활을 위한 양성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 몇 가지를 양성을 담당하는 이들이나 양성과정에 있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정리한 것이다. 이는 몇 가지 기본 요소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페드로 아루페

페드로 아루페Pedro Arrupe y Gondra, SJ(1907~1991년)는 스페인 출신 사제로서 예수회 총장을 역임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예수회를 전면 쇄신하면서 예수회에서는 제2의 이냐시오 성인이라고까지 생각하는 분이다. 1926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같은 해 여름 루르드 순례를 다녀왔으며, 이 체험은 그의 앞날에 대한 기초가 되었다. 1927년 예수회에 입회했고, 1936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1945년 히로시마에서 수련장으로 일할 때

시편 12편과 돈 보스코

영혼의 양식: 주님의 말씀 “저마다 제 이웃에게 거짓을 말하고 간사한 입술과 두 마음으로 말합니다.…주님의 말씀은 순수한 말씀 흙 도가니 속에서 일곱 번이나 정제된 순은이어라.”(시편 12/11,3.7)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말과 사뭇 다르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천상 양식이 없이 우리 영혼은 살 수 없다. 돈 보스코는 아이들에게 “먹지 않으면 사람이 쇠약해지고 결국 죽음에 이르듯이 우리 영혼도 영혼의 음식을

사순 제5주일 ‘다’해(요한 8,1-11)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사순시기가 종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하느님 자비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제4복음서만이 전하고 있는 오늘 복음은 상당히 물의를 빚을만한 내용이라고 여겨져 교회의 역사 안에서 매우 독특한 운명을 겪었다. 이 본문은 오래된 고대의 필사본에서는 대목 자체가 빠지기도 하고, 라틴 교부들에 의해서는 4세기까지 무시되기도 하였으며, 희랍의 교부들은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