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안티폰O-Antiphon(12월 17일부터)

주님의 오심을 기리는 총 4주간의 대림시기 중 3분의 2가 지나갈 무렵인 12월 17일부터 교회는 ‘대림절의 위대한 날들(영어로 The Great Days of Advent)’이라 부르는 특별한 시기를 지내면서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전례를 거행한다. 매일 미사 때 드리는 대림 감사송이 두 번째 것으로 바뀌고,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이 매일 바치는 성무일도 중에서 저녁 기도의 성모님 노래 후렴(안티폰)은 특별히 ‘오!’라는 감탄사로 시작하는 후렴을 노래한다. 이를 ‘오-안티폰’이라 부르는데, 그 주제와 곡조는 특별하고도 장엄하다. 이를 통해 교회는 오실 구세주의 탄생이 임박했음을 기린다.(*이미지 출처-영문 구글)

특별히 “젊은 여인(70인 역에서는 ‘동정녀’로 번역)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사 7,14)을 예언한 이사야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오-안티폰’의 첫머리들은 라틴어로 각각 ‘O Sapientia(오 지혜, 이사 11,2-3;28,29)’, ‘O Adonai(오 아도나이=오 주여, 이사 11,4-5;33,22)’, ‘O radix Jesse(오 이새의 뿌리여, 이사 11,1.10)’, ‘O clavis David(오 다윗의 열쇠여, 이사 9,6;22,22)’, ‘O Oriens Splendor lucis æternæ(오 동녘에 떠오르는 영원한 빛, 이사 9,2)’, ‘O Rex gentium(오 만민의 임금이여, 이사 2,4;9,7)’ 그리고 ‘O Emmanuel(오 임마누엘이여, 이사 7,14)’이다. 마지막 안티폰으로부터 첫 안티폰으로 예수님을 상징하는 호칭들의 첫 단어들인 Emmanuel, Rex, Oriens, Clavis, Radix, Adonai, Sapientia라는 라틴어 단어들의 첫 글자들만을 모으면 Ero cras.(=I will be with you tomorrow.)라는 문장이 되는데 이는 ‘나 내일 너와 함께 있으리라.’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오-안티폰’은 7세기나 8세기에 익명의 수도승에 의해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안티폰’은 첫 부분으로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예표가 될 상징어로 예수님을 부르는 부분(호명), 둘째 부분으로는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감사(감사), 그리고 세 번째 부분으로는 메시아께서 오시기를 간곡히 거듭 호소하는 부분(간청)으로 대개 구성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오-안티폰’에는 하느님 앞에 있는 우리 인간의 사랑에 찬 겸손, 힘없고 보잘것없는 우리 인간의 간절한 희망,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인간의 굳센 믿음과 신뢰 등이 담겼다. ‘오-안티폰’은 우리 인간이 메시아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가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구세주께서 오셔야만 우리가 구원될 것이라고 하는 내용을 표현한다.

​성무일도에 나오는 성모님 노래 후렴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내용을 말씀에 바탕을 두어 확장하고, 이를 기도문으로 활용하는 것은 성탄 준비와 기도에 도움이 된다. 날짜와 굵은 글씨는 성무일도의 해당 날짜 성모님 노래 후렴(오-안티폰)이다.

※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성탄 9일 기도는 12월 16일부터인데, 왜 ‘오-안티폰’은 17일부터이면서 23일로 끝나는 7개뿐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다. 9일 기도는 성탄 전 9일이므로 12월 16일부터 하는 것이 맞다. 이 9일 기도 동안에 담겨 있는 ‘오-안티폰’은 9일 기도 첫날과 이미 성탄 제1저녁 기도를 바치는 24일 사이에 들어있는 장엄한 예언들로서 구약에서 메시아를 염원하는 7개의 예언을 집대성한 것이다.

***

17일 : 오, 지혜, 지극히 높으신 이의 말씀이여, 끝에서 끝까지 미치시며, 권능과 자애로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이여, 오시어 우리에게 현명의 도를 가르쳐 주소서.

오, 하느님의 지혜이시여, “주님께서는 그 옛날 모든 일을 하시기 전에 당신의 첫 작품으로 나를 지으셨다. 나는 한처음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영원에서부터 모습이 갖추어졌다.”(잠언 8,22-23) 하였듯이 당신은 세상 창조 이전부터 계신 지혜이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입에서 나온”(집회 24,3) 말씀이시니, 당신을 통하여 당신과 함께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이 창조되었나이다.(참조. 요한 1,3 1코린 8,6 콜로 1,16 히브 1,2) 당신께서는 “하늘을 세우실 때”(잠언 8,27) “땅의 기초를 놓으실 때”(잠언 8,29) “하느님의 영”(창세 1,2)과 함께 계셨나이다. “나는 그분 곁에서 사랑받는 아이였다. 나는 날마다 그분께 즐거움이었고 언제나 그분 앞에서 뛰놀았다. 나는 그분께서 지으신 땅 위에서 뛰놀며 사람들을 내 기쁨으로 삼았다.”(잠언 8,30-31) 하였듯이 창조의 건축가이시며 하느님의 기쁨이신 당신께서는 하늘의 하늘에서 하느님 앞에서 기뻐하셨고, 땅에서는 사람의 아들들 가운데서 기뻐하고자 하셨나이다. 하늘 높은 곳에 계시고 땅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모든 것을 마련하시고 모든 것에 생명을 주시며 모든 것을 기적의 교향곡 안에 힘과 달콤함으로 붙들어 주시나이다.

창조된 모든 것,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콜로 1,16) “당신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지혜 11,24)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께서는 모두 소중히 여기십니다.”(지혜 11,26) “만물의 창조주”(집회 8,24)이신 당신께서는 모든 민족과 문화 안에 계시지만 당신의 “천막”과 “거처”를 “이스라엘 안에”(집회 24,8), “우리 가운데”(요한 1,14) 두셨나이다.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1코린 1,24) 당신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말씀”(요한 1,14), 예수님, 메시아, 하느님의 아들, 사람의 아들이시나이다.

“성령과 신부가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십시오.’ 하고 말하여라.”(묵시 22,17) 하셨으니 어서 오시어 저희에게 “예지의 길”(잠언 9,6ㄴ)을 가르치소서. 아멘!

18일 : 오 주여, 이스라엘 집안을 다스리시는 이여, 타는 가시덤불 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셨고, 시나이 산에서 그에게 당신 법을 주셨으니, 오소서, 팔을 펴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오, 아도나이, 거룩하고 거룩하시며 또 거룩하시어 세 번 거룩하신 당신의 이름을 감히 발음할 수 없어 저희는 당신의 이름을 이렇게 부르나이다. 아도나이 주님! 당신의 이름을 부르오니 이는 당신께서 이름도 없는 하느님이 아니시라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신 야훼”시니 당신 자신의 이름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만 계시하신 분이시나이다.(참조. 탈출 3,14-15) 감히 저희의 입술에 올릴 수도 없는 당신의 이 이름은 당신의 종 모세에게 “불타는 떨기 한가운데에서” 계시하신 이름이었나이다. “불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신명 4,32), 당신은 말씀하시는 하느님, 저희 인간에게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시나이다.

이제 저희가 “더듬거리다가 당신을 찾아내”(사도 17,27)었으나 저희가 당신을 알아서 찾아낸 것은 아니었나이다. 오히려 당신을 향해 소리치고 부르짖는 불쌍하고 가련한 노예가 된 저희의 하느님이 되어주시고자 당신께서 당신의 베일을 걷어 주시고자 하셨나이다. 당신께서는 “나는 야훼다. 나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전능한 하느님’으로 나타났으나, ‘야훼’라는 내 이름으로 나를 그들에게 알리지는 않았다.”(탈출 6,2-3) 하셨음에도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는”(탈출 3,2) 떨기 속에서 모세에게 당신의 아도나이라는 이 이름을 알려 주셨나이다. 당신은 진정 이스라엘 백성의 주님이시니, 당신께서는 당신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구해내시고 홍해와 광야를 지나 당신의 거처가 있는 산, 당신께서 모세에게 당신의 율법을 주시고 당신 백성과 영원한 계약을 맺으신 산으로까지 당신 백성을 인도하신 인도자이시나이다.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신명 6,4) 한 그대로 당신은 진정 우리의 하느님, 한 분이시고 유일하신 분이시나이다. 어서어서 오시어 저희의 이 새로운 노예살이에서 저희를 구해주소서.

어서어서 오시어 당신의 “강한 손으로”(탈출 13,14.16) 저희를 구하소서! 아멘!

19일 : 오, 이새의 뿌리여, 만민의 표징이 되셨나이다. 주 앞에 임금들이 잠잠하고, 백성들은 간구하오리니, 더디 마옵시고 어서 오시어 우리를 구하소서.

오, 이새의 뿌리, “이사이의 뿌리”(이사 11,10), “다윗의 아버지인 이사이”(룻 4,17.22) “다윗 임금을 낳은 이사이”(마태 1,6), 그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새싹이 움트리라.”(이사 11,1) 한 그대로 당신은 다윗의 자손 메시아이시나이다. 당신은 “거룩한 치장 속에 새벽의 품에서부터”(시편 110,3) 나오신 분, “다윗의 뿌리이며 그의 자손이고 빛나는 샛별”(묵시 22,16)이신 분, 당신의 “이름이 영원하며 해가 비치는 한 그의 이름도 솟아오르”(시편 72,17)시는 분, 당신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시는”(이사 11,2) 분, 하느님께서 “붙들어 주는 이, 선택한 이, 마음에 드는 이, 영을 주신”(이사 42,1) 분,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이사 61,1) 하신 분이시나이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이사 61,1)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이사 42,1) 한 대로 주님의 파견을 받아 “먼 곳에 사는 민족들”(이사 49,1)에게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이사 49,6) 공정을 펴시고 구원을 가져다주시는 분,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이사 49,3) 한 그대로 종이 되시고, “심한 멸시를 받는 이, 민족들에게 경멸을 받는 이, 지배자들의 종이 된 이”(이사 49,7)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신 분, “민족들의 빛”(이사 49,6)이 되신 분이 당신이시나이다. 당신은 “모습이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지고 자태가 인간 같지 않게 망가져”(이사 52,14) 얼굴 없는 분이 되시고,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이사 53,3) 분이 되셨으나 “들어 올려지신”(요한 3,14;8,28;12,32) 분, “민족들의 깃발로 세워져 겨레들이 그에게 찾아들고 그의 거처는 영광스럽게 되리라.”(이사 11,10) 한 그대로 영광스럽게 되신 분이 당신이시나이다.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주실 것”(이사 58,9)이니 “반대를 받는 표징”(루카 2,34)이신 당신 앞에서 이 땅, 이 세상의 “임금들이 입을 다물”(이사 52,15) 것이나이다.

온 “이스라엘의 희망”(예레 14,8;17,13)이시여, 저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사오니, 어서어서 오시어 저희를 구하소서.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하바 2,3) “조금만 더 있으면 올 이가 오리라. 지체하지 않으리라.”(히브 10,37)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2베드 3,9) 하였으니 어서어서 오소서. 아멘!

20일 : 오, 다윗의 열쇠여, 이스라엘 집안의 홀이시여, 주께서 여시면 닫지 못하고, 닫으시면 아무도 열지 못하오니, 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있는 자를 그 결박에서 풀어주소서.

오, 약속된 메시아, 당신 백성에게 파견되신 분, “거룩한 이, 진실한 이 다윗의 열쇠를 가진 이!”(묵시 3,7 이사 22,22) 당신께서는 다윗의 열쇠, 하느님께서 몸소 메시아에게 주신 열쇠를 손에 쥐고 계시니, 저희에게 천국 문을 열어주시고 그 누구도 닫지 못 하게 하소서.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이사 22,22) 하신 그대로 당신께서는 “열면 닫을 자 없고 닫으면 열 자 없는”(묵시 3,7) 분이시니, “나는 아무도 닫을 수 없는 문을 네 앞에 열어 두었다.”(묵시 3,8) 하신 그대로이나이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묵시 1,18) 하신 그대로 당신께서는 당신 손에 죽음과 지옥의 열쇠를 쥐시어 그들을 영원히 쳐부숴 이기셨나이다. “민족들이 그에게 순종할 때까지 왕홀이 유다에게서, 지휘봉이 그의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않으리라.”(창세 49,10)라고 야곱이 죽기 전에 축복을 통해 왕홀이 당신 손에 있으리라 예언한 그대로이나이다. “열린 눈을 가진 사람…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지식을 아는 이”(민수 24,15-16), 예언자 발라암은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민수 24,17) 하면서 이미 오래전 당신을 보고 예언하였나이다.

주 하느님, 이스라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고 당신 백성이 기다리는 이, 민족들의 빛을 보내주시어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시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려나게”(이사 42,6-7) 하소서. “비참과 쇠사슬에 묶인 채 어둡고 캄캄한 곳에 앉아있던”(시편 107,10) 이들,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있는 이들을 비추소서.”(루카 1,79)

어서어서 오소서, 저희가 갇혀 있나이다! 어서어서 오소서, 저희가 “어둠의 (그늘진) 골짜기”(시편 23,4)에 빠져 있나이다! 어서어서 오소서, 당신만이 저희가 다시 살게 하실 수 있나이다! 아멘!

21일 : 오, 동녘에 떠오르는 영원한 빛, 찬란한 광채, 정의의 태양이시여, 오시어 어둠과 그늘 밑에 앉아있는 이들을 비추어 주소서.

오, 참 빛이시여! 모든 사람을 비추시는 빛이시여,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 한 그대로이나이다. 당신은 “야곱에게서 솟아오른 별”(민수 24,17), “높은 곳에서 찾아오신 별”(루카 1,78), 당신은 동방의 별이요, 떠오르는 태양(=아나톨레 ἀνατολὴ, rising Sun)이시나이다. 저희는 “낮이고 밤이고 잠시도 쉬지 않고 잠잠하지 않는 성벽 위 파수꾼”(이사 62,6-7)처럼 지평선을 내다보며 당신을 살피나이다. 당신은 이곳 우리의 태양처럼 낮은 곳에서 일어나지 않으시고 높은 곳에서 떠오르시며, 하느님 몸소 일으키시는 “돋아나는 의로운 싹(새싹)”(예레 23,5 참조. 이사 4,2 즈카 3,8), 주님의 새 성전을 짓는 이처럼 “엄위를 갖추고 자기 왕좌에 앉아”(즈카7,13) 정의와 평화로 다스리게 하시는 분이시나이다.

주 예수님, 우주의 왕이시여! 당신을 믿는 저희에게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듯”(말라 3,20) 어서 찾아오소서.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 9,1) 어서 저희의 큰 빛이 되소서. 당신께서 오시는 동쪽을 바라보며 빛을 찾고 빛을 갈망하느라 저희의 눈이 지치고 가물가물하나이다.

주님, 어서 오시어 당신이 “세상의 빛”(요한 8,12 참조. 요한 1,9;3,19;12,46)이심을 알아모시게 하소서. 밤이 저희를 삼키고 어둠이 저희를 에워싸며 죽음의 그림자가 저희를 덮치오니 어서어서 오소서! 아멘!

22일 : 오, 만민의 임금이시여, 모든 이가 갈망하는 이여, 두 벽을 맞붙이는 모퉁이 돌이시니, 오시어, 흙으로 몸소 만드신 인간을 구원하소서.

“민족들의 임금님”(예레 10,7), 고짐(히브리 말, גּוֹיִם, gojim, 영어의 people이나 nation)의 왕, 땅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의 으뜸이시여 당신의 업적은 놀랍고도 위대하오며 “의롭고도 참되시니” 당신을 “경외하지 않을 자 누구이며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자 누구입니까?”(묵시 15,3-4) 당신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지혜 2,22) “주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미카 4,12), 당신의 약속을 알지 못했어도 모든 이가 항상 “바라고 바랐던”(시편 40,2) 분이 당신이나이다. 당신께서는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시지만 모든 민족이 기다리는 분이시나이다.

당신은 “품질이 입증된 돌 튼튼한 기초로 쓰일 값진 모퉁잇돌”(이사 28,16)이시나이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어도 교회 “모퉁이의 머릿돌”(시편 11,22 마르 12,10과 병행구. 사도 4,11 1베드 2,7)이 되신 분,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바로 모퉁잇돌”(에페 2,20)이라 한 그대로 당신은 과연 “머릿돌”이시나이다. 당신께서는 당신 안에서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으며”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에페 2,14-16) 그리스도 당신은 과연 우리의 평화, 우리의 샬롬이십니다. 그러니 어서 오시어 이스라엘과 민족들을 하나 되게 하소서. 저희가 당신의 유일한 백성이 되겠나이다.

당신은 성령과 함께, 당신의 모습을 따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신 창조주 하느님의 손과 함께, 세상과 만물의 창조에 참여하신 분(참조. 창세 1,26-27 콜로 1,15-리옹의 이레네오), 어서어서 오시어 저희 인간을 구하소서! 아멘!

23일 : 오, 임마누엘이여, 우리의 임금이시요 입법자시며 만민이 갈망하는 이요 구속자시니,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 주 천주여.

오,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사 7,4 마태 1,23) 당신은 멀리 계시지 않고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이시나이다. 하늘에 계신 분이어도 땅에 계시는 분이 되셨고, 영원이시면서 죽을 것이 되셨으며, 전능이시면서도 무능이 되셨으니, 이는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 가운데에 계시며 우리 중 하나가 되시어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 되셨나이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당신의 강생을 알린 때에 임마누엘이라는 그 이름도 알리셨으니, 이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하시고 절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자 함이었나이다.(참조. 루카 1,26-38) 당신은 임금이시나 이 땅의 다른 임금들과는 전혀 다른 왕이시니 통치와 지배가 아니라 종이 되시고 노예가 되시어(참조. 마르 10,42-45와 병행구. 요한 13,1-17) 섬김으로 우리를 다스리는 임금이시기 때문이나이다. 당신은 기꺼이 우리 인간의 형제가 되시고, 형제 중에 막내요 꼴찌가 되셨나이다.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생명과 자유, 정의와 평화를 위한 법을 주셨고, 진정한 법의 주인이시면서도 법보다는 자비가 우선하는 법의 주님, 아도나이, 키리오스가 되셨나이다. 이스라엘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으로부터 당신을 불렀나이다. “세상 창조 때부터”(마태 13,35;25,35) 사람들은 생명과 빛을 바라며 “주님께 바라고 바랐나이다.”(시편 40,2) 그들이 바란 것은 “죽음을 영원히 없애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이사 25,8) 하고, “생명의 샘으로 그들을 이끌어 주실 것”(묵시 7,17)이며,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묵시 21,4)이어서 생명만이 영원한 그것을 바랐나이다.

저희의 구세주, 주님이신 그리스도여, 당신께서는 베들레헴에 나셨고, 이스라엘 땅에 사셨으며, 예루살렘의 십자가에 돌아가셨으나 모든 피조물과 온 역사와 인류의 구원자로 영광 중에 다시 돌아오실 것이나이다. 저희의 주 하느님, 어서어서 오시어 저희를 구하소서. 아멘!

One thought on “오-안티폰O-Antiphon(12월 17일부터)

  1. 9일기도동안 공동체 수녀님들에게 매일 알려드려야겠네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진정한 평화의 메세지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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