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무덤의 흰 장미

생전 부탁에 따라 교황 프란치스코의 묘소가 산타 마리아 마죠레 성당에 마련되었고, 2025년 4월 27일 일반에 공개됨에 따라 수많은 이들이 묘소 앞을 찾는다. 묘소 앞에는 아무런 수식어 없이 ‘FRANCISCUS’라는 이름만이 새겨졌고, 그 앞에는 흰 장미 한 송이가 놓였으며, 벽면에는 평소 늘 목에 걸었던 착한 목자가 새겨진 철제 십자가의 복제본이 걸렸다.(*사진-교황청 공보국)

바티칸 뉴스에 따를 때, 흰 장미는 리지외의 성녀 테레사와의 인연을 상징한다. 교황은 성녀께 특별한 애정을 지니셨었고, 성녀에 대하여 여러 번 언급하셨으며, 2015년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기자들과의 만남을 진행하던 중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성녀께 장미 한 송이를 보내달라고 청하는 습관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교황청의 공식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입원하여 계시던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하셨을 때 교황님은 리지외로부터 흰 장미 한 송이를 실제로 선물 받았으며 이를 침대 곁의 등 옆에 두셨었다고 밝힌 바 있다.

테레사 성녀와 장미의 관련성은 테레사 성녀께서 “제가 죽은 다음 저는 장미꽃 소나기가 내리도록 할 거예요. 저는 천국에서 이 땅에 유익한 일을 하면서 지낼 것입니다.(I will send down a shower of roses from the heavens; I will spend my heaven doing good upon earth.)”라는 말씀을 남긴 것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다. 이때 장미는 성녀께서 전구를 통해 이 땅에 은총의 비가 내리도록 할 것이라는 은유적인 말씀이다. 그렇지만 많은 신자는 성녀께 기도할 때 기도의 응답으로 실제 장미를 받는다고 증언을 하기도 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2015년 10월에 성녀의 부모인 루이스Louis와 젤리 마르틴Zélie Martin을 성인품에 올렸으며, 2023년 성녀 테레사의 탄생 150주년과 시복 50주년을 기념하여 <사랑으로 이끄는 신뢰(C’est la Confiance)>라는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면서 이 젊은 성인이 복음과 신앙에서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것(essential and indispensable)”으로 어떻게 곧장 나아갈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고 설명한다. 이 문헌의 제목은 “우리를 사랑으로 이끄는 것은 오직 신뢰(믿음)뿐입니다.(불어-C’est la confiance et rien que la confiance qui doit nous conduire à l’Amour. 영어-It is confidence and nothing but confidence that must lead us to Love.)”라는 성녀의 말씀에서 따온 것이다. 다음은 CBCK의 번역에 따른 이 문헌의 첫 3개 항이다:

「1. “우리를 사랑으로 이끄는 것은 신뢰, 오직 신뢰뿐입니다.”

2. 아기 예수와 성면의 성녀 데레사의 깊은 울림을 주는 이 말씀으로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이 말씀은 데레사 성녀의 영성의 진수를 종합하며, 교회 학자 칭호가 성녀에게 얼마나 합당한지 입증하는 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베푸는 사랑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은 신뢰, ‘오직 신뢰뿐’입니다. 신뢰를 통해 은총의 샘이 우리 삶에 넘쳐흐르고, 복음이 우리 안에 모습을 갖추어 우리가 우리의 형제자매에게 자비의 통로가 되게 합니다.

3. 우리를 날마다 지탱해주는 것도, 주님께서 부르시는 날 우리가 주님 앞에 굳건히 설 수 있게 하는 것도 신뢰입니다. “주님, 이 삶이 저물 무렵에 저는 빈손으로 당신 앞에 나타나겠습니다. 당신께 제 공로를 헤아려 달라고 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온갖 의로움도 당신 눈에는 모자랍니다. 바라옵건대, 그때는 제게 당신의 고유한 의로움을 입혀 주시고 당신 사랑으로 제가 당신의 영원한 소유를 받게 하소서.”(성녀의 기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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